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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본토펀드는 품절… 상장지수펀드 대안상품으로 뜬다

"中증시 저평가 되어있다" 공감대<br>증권사들 앞다퉈 ETF상품 출시<br>中주요기업 토대로 구성 됐지만 홍콩 H증시 상장된 ETF에 투자<br>환매 쉽고 한도제한도 없어 인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직원이 중국 본토 기업에 재간접 투자하는 ETF 상품인 '한국투자 셀렉트 중국A주 ETF(왼쪽)'와 'KB차이나 A주식 펀드'를 각각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불리는 중국의 본토 기업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투자펀드'가 품절됨에 따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대안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최근 홍콩 등에 상장된 중국 본토 A주식 ETF에 투자하는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각 증권사들이 앞다퉈 이런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본토투자펀드의 인기가 식을 줄 몰라 각 증권사들이 설정액 한도를 더 늘리는 데도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 지경"이라며 "관련 펀드의 설정액을 모두 합치면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본토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 요인은 수익률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랠리를 계속하고 있지만 고점 논란이 계속되는 등 '지속 상승'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 증시는 회복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중국 본토A증시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저평가 돼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 돼 있고, 중국이 각종 신산업을 육성하면서 수혜가 예상돼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위안화의 절상이 불가피한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물론 모든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중국 본토펀드' 한도가 다 차서 지금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 본토투자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중국 감독당국의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승인이 필요하고 한도에도 엄격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재간접 투자 상품'이다. 중국 본토 A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본토 주요 기업들을 토대로 구성 됐지만 홍콩 H증시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예다. 환매가 자유롭고, 한도제한도 없다는 점은 오히려 중국 본토투자펀드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홍콩 등에 상장된 중국 본토 A주식 ETF에 분산 투자하는 'KB차이나 A주식 재간접펀드'를 올 초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빠른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통상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환매 신청 후 길게는 한달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ETF 재간접 펀드는 일반 해외펀드처럼 7영업일만에 환매가 가능하다. 'KB 차이나 A주식 재간접 펀드'의 벤치마크는 CSI300지수(China Securities Index)로써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A주 대표 종목 300개로 구성돼 있으며 금융주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본토펀드 한도소진에 따라 인기가 높다"며 "지난달 15일에는 하루에만 40억원이 들어오는 등 2주간 2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고 귀띔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 셀렉트 중국A주 재간접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펀드는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본토 A주 ETF에 90%이상 투자하는 펀드로 벤치마크는 KB차이나 A주식 재간접펀드와 마찬가지로 CSI300지수를 추종한다. 중국 본토 A주와 홍콩 H주에 나눠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본토 A주 ETF와 홍콩 H주 ETF에 각각 50대50 비율로 투자하는 '삼성 차이나파워팩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 펀드는 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에 나누어 투자함으로써 변동성을 줄이고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 A주와 홍콩의 H주는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본토 A주 시장은 종목 수와 거래량이 많고 금융과 산업재, 소재 등 다양한 업종으로 분산돼 있다. 또한 외국인보다 개인들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홍콩시장은 금융주가 6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많이 받고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이 높다. 이렇듯 다른 두 시장 중 어느 시장이 더 상승여력이 높은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펀드는 두 시장 모두에 투자함으로써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해결해 준다는 것이 삼성자산운용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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