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개봉한 코미디 드라마 '소설보다 더 이상한(Stranger Than Fiction)'에 나온 더스틴 호프만의 기자회견이 최근 베벌리힐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호프만은 영화에서 삶이 곧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에 고뇌하는 소설 속 주인공(윌 퍼렐)에게 조언하는 문학교수로 나온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호프만은 69세 나이답지 않게 젊고 활기가 넘쳤다. 그는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를 섞어가며 질문에 답했다. -영화에서 당신은 문학교수로 나오는데 어릴 때 감명 깊게 읽은 책과 영화는? ▲ 소년시절 '모비 딕'이 처음 읽은 소설이다. 그 다음에 '죄와 벌'을 봤는데 이 책이 세상에 대한 나의 문을 열어 주었다. 또 포르노 만화도 많이 봤다. 난 지금도 계속해 독서하고 글을 쓴다. 특별히 감동을 받았던 영화는 11세 때 TV로 본 '생쥐와 인간'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기가 곧 죽는다는 것을 알고 당황해 하는데 당신이 만약 이틀 뒤에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 사람이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죽을 때 공포 없이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 가운데 죽기를 원한다. 살아 있는 동안 파멸을 기다리지 말고 무언가 하고픈 일을 해라. 난 곧 70이 되는데 무언가 끊임없이 시도하는 마음으로 산다. 그건 돈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교수는. ▲ 난 제대로 학교엘 다니지 않았다. 불량학생이었다. 일반대학엘 갈 학점이 모자라 샌타모니카 주니어 칼리지(2년제)엘 갔는데 낙제를 면하기 위한 3학점을 따려고 연기반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연기반 수업생들은 모두 진급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길 나온 후 연기 공부를 계속하려고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에 들어갔다. 동급생 중에 진 해크만이 있었는데 그는 재질이 없다고 3개월 후 퇴교 당했다. 내게 큰 영향을 준 바니 브라운 선생이 연기생활을 위해 뉴욕으로 가라고 해 갔다. 그는 내게 그러나 너는 10년간 실업자가 될 각오를 하라고 조언했는데 정말 그대로 됐다. -만약 배우가 안됐더라면. ▲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내가 인생 실패자라고 확신한 후다. 그러다 연기의 길에 들어섰고 그것을 사랑하게 됐다. 몇 시간씩 연습을 해도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연기할 때 나는 내 정체성을 느낀다. 내가 성공한 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생각은. ▲ 옛날에는 영화사들이 흥행에서 싱글과 더블 그리고 트리플을 쳐도 만족했는데 요즘은 처음부터 홈런을 원한다. 요즘 영화 편당 제작비가 6,500만달러니 이해할 만도 하나 요즘 영화들은 단순한 상품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진짜 예술가들은 지금도 있다. 그리고 독립 영화사들의 영화들이 오스카상을 많이 타고 있는 것도 희망적인 일이다. -요즘에도 당신 같은 배우를 개발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가. ▲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연기를 시작할 때 누구도 날 원하지 않았다. 마이크 니콜스가 당시 지금의 스필버그 같은 파워가 없었더라면 난 '졸업'에 나오질 못했을 것이다. 영화 제작이 끝나고 할리우드의 고급 간부들을 위한 시사회를 열었을 때도 모두들 영화는 칭찬하면서도 나는 미스 캐스팅이라고 말했었다. 내 연기가 너무 이상하다고들 생각했었다. 성격파 배우의 개발 여지가 아마도 예전보다는 요즘이 더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