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자동화기기(ATM/CD)가 똑똑해지고 있다. 현금을 입금ㆍ출금하는 종래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며 무인점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주부터 전국 ATM기기에서 휴일에도 신한은행 발행 수표를 입ㆍ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또 ATM기기가 고장 났을 경우 인근에 신한ㆍ조흥은행 점포를 표시해주는 전자지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ATM기기에 영어ㆍ일어ㆍ중국어 서비스를 채택하는 은행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태원 등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영어ㆍ일본어ㆍ중국어 안내가 가능한 ATM기기를 설치,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또 15개 점포에서 지폐는 물론 동전을 동시에 교환할 수 있는 ATM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이태원ㆍ구로남지점 등 7개 지점의 ATM기기 35대에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또 18일부터 전체 지점의 ATM/CD기기 운영시간을 오전7시로 한시간 앞당겨 운영한다. 외환은행의 글로벌 ATM기기를 사용하면 해외금융기관에서 발급 받은 카드를 이용해서도 예금 입출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은 또 통장이나 카드 없이 주민등록번호와 별도로 지정한 6자리의 식별번호 등을 통해 ATM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이 ATM기기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하나은행 등 대부분 은행들은 ATM기기의 화면을 통해 자행 예금은 물론 방카슈랑스ㆍ상품권 등 각종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ATM기기의 진화는 무인점포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와 은행권의 비용절감 등 이해관계 속에 이뤄지고 있다”며 “인터넷뱅킹ㆍ모바일뱅킹 등 새롭게 성장하는 e뱅킹 서비스와 상호보완 관계 속에 ATM기기의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