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조로 재정비한 애프터스쿨에게 '섹시'는 토핑 같은 존재다. 청순, 발랄, 순진 등 이들만의 매력 위에 '섹시'가 덧쓰워져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번 싱글 <뱅(Bang)>에서 스네어 드럼을 매고 '마칭밴드'로 등장했다. 북치며 행진하는 '여생도'는 팬들에게 묘한 판타지를 안긴다. 일사분란한 이들의 퍼포먼스에 넋을 잃는 것은 비단 남성 팬들만의 일은 아니다. 여성 아이들 그룹의 범람 속에 성숙함으로 승부하는 유일한 여성 그룹다운 변화다. 반응도 뜨겁다. 모든 음원 차트를 '올킬' 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로 각종 음악 프로그램이 휴업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약진이다. '여학생'에서 '여생도'로 탈바꿈한 이들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했다. 유이는 드라마 촬영으로 동석하지 못했다. #'다 그래'를 뒤집다 애프터스쿨의 무대에 등장한 스내어 드럼은 충격이었다. 가희가 영화 <드럼라인>을 보고 착안했다는 이들의 무대는 호쾌하고 신선하다. 이들은 허리춤에 드럼을 매고 절도 있게 움직인다. 이를 위해 8개월간 연습에 공을 들였다. "여자 그룹이 하는 무대는 거기서 거기가 아니냐는 생각을 바꿔주고 싶었죠. 남자 그룹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보고 나면 전율이 느껴지는 차원이 다른 그런 무대요."(가희) 이들의 무대는 정적인 감성을 강조했던 <너 때문에>와 배치된다. 현란한 드럼 비트에 맞춰 행진하듯 묘기에 가까운 동작을 소화한다. 옆 멤버의 드럼을 내려치기도 하고 북채를 공중에서 돌리기도 한다. '블랙' 컨셉트를 입고 도발적인 춤을 경쟁적으로 추는 다른 걸 그룹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흉내로 그치는 것은 싫었어요. 남들이 하는 걸 따라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우리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그리고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했죠."(정아) #원 밴드 원 사운드 애프터스쿨은 국내 최초로 멤버의 수시 영입과 탈퇴를 공식화 했다. 5인조로 시작해 입학과 졸업을 거듭해 현재는 8인조 형태를 띠고 있다. 이번 활동에는 신입생 리지가 합류했다. 그는 최고령(?) 가희와는 12세 차이로 '띠동갑'이다. "멤버가 추가될수록 짜임새가 좋아지는 것 같아요."(주연) "어제 입학한 것 같은데 신입생을 받으니 책임감이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나나와 제가 잘 챙기려고요."(레이나) 애프터스쿨은 이번 싱글을 통해 '팀워크'를 더욱 다지게 됐다. 한명이 박자를 놓치면 다른 멤버의 손을 내려치게 되는 '마칭밴드'에게 팀워크는 생명과도 같다. 영화 <드럼라인>에서 팀원들이 '원 밴드 원 사운드'라고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습 때 힘겨웠던 만큼 무대를 마치고 보람을 얻는 것 같아요. 한치의 오차라도 생기면 누군가 다치게 돼요. 그야말로 '원 밴드 원 사운드'죠. 다른 팀에 없는 끈끈한 팀워크를 배울 수 있었죠."(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