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오는 3월1일부터 원화 정기예금의 최저 가입금액을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기예금이 서민들의 대표적인 종잣돈 마련 수단이라는 점에서 HSBC는 은행경영에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서민 고객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HSBC는 원화 정기예금의 최저 가입금액을 3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0배 인상하기로 했으며 부분 인출이 가능한 자유정기예금의 가입금액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보통 정기예금 최저 가입금액을 별도로 정하지 않거나 10만원 한도로 설정하고 있고 우대금리를 주는 고금리 특판상품의 경우에도 가입한도를 100만~1,000만원으로 두고 있다. 이와 관련, HSBC는 자료를 내고 “3,000만원 이하의 예치금을 가진 고객은 가입한도가 없는 인터넷 전용 상품인 HSBC다이렉트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자유롭게 입출금을 하면서 연3.5%의 고금리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인 HSBC다이렉트가 정기예금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당장 사용처가 없는 여윳돈을 안정적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기를 기대하는 고객들이 찾는 상품”이라며 “최근 은행권의 정기예금 상품은 1년제의 경우 HSBC의 연 3.5%보다 높은 연5% 내외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년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1,000만원의 여유자금을 가진 사람이 HSBC다이렉트에 가입했을 경우 세전으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35만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5.1%의 금리를 주는 신한은행 특판예금에 가입했을 경우 51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HSBC가 대안으로 제시한 다이렉트 서비스는 아직 자동화기기(ATM) 등을 통해 현금인출이 되지 않고 공과금 납부가 되지 않는 등 사용에 제한이 많아 금융권에서는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자산관리계좌(CMA)나 은행들의 인터넷뱅킹과 큰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HSBC다이렉트 서비스와 정기예금 예치금 상향정책은 모두 비용이 많이 드는 고객들은 국내 시중은행으로 보내고 HSBC는 수익성이 높은 고객만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은행의 공익성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