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이번 랠리의 꼭지점으로 전망되던 53선을 돌파했다.
NHNㆍ다음ㆍ옥션 등 인터넷주에서 불붙은 상승세가 중소형 IT(정보통신)부품 업체로 확산되며, 상승탄력이 강화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지수는 7일 지난해 12월 고점인 53선을 뚫으며 53.21포인트를 기록했다. 상한가 종목이 73개에 달한 가운데 638개 종목이 상승했다. 76개 종목은 보합, 나머지 152개 종목만이 내림세다. 하한가는 하이컴 등 단 3종목뿐이었다. 9일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5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개인들이 숨가쁘게 달리고 있는 말(코스닥시장)에 `채찍`을 가한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인터넷→IT부품→엔터테인먼트로 상승세를 넓히고 있는 코스닥시장이 일단 중장기 매물벽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 단기 급등에 따라 잠시 숨을 고를 수는 있지만 3ㆍ4분기내 64포인트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현 시장이 펀더멘털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IT경기회복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라는 단순한 수급논리에 의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추격매수는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매물벽 돌파, 추가 상승시도=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코스닥시장의 추가 상승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특히 연간 기준으로 매물벽의 상단부문인 53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에 따른 매물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이 매물벽 돌파의 원동력이 됐다”며 “급등에 따른 조정은 재상승을 위한 `숨고르기`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벽 돌파의 주도주인 인터넷주에 대해서도 그 동안 급등세로 가격메리트가 사라졌지만, 수익성 개선에 따른 이익모멘텀이 여전히 주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인터넷주의 경우 급등에 따라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이익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커, 주가가 일시에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후 효과` 주목=지수 레벨업의 열쇠는 역시 외국인의 매수 지속에 달려 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바이(Buy) 코스닥`도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어닝시즌을 맞은 나스닥시장의 추가 상승여부에 따라 아시아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결정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9일(현지시간) 야후의 실적발표가 국내 인터넷주의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야후의 2ㆍ4분기 주당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0.05달러 늘어난 0.08달러로 예상된다.
수급상으로는 7월에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와 관련, 현재 외국인 매수세의 기반인 미국 뮤추얼펀드의 순유입규모는 지난 2001년 1~8월, 2002년 1~5월 베어마켓랠리의 순유입규모인 420억달러ㆍ424억달러와 비교할 때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니얼 유 씨티그룹증권 이사는 “53선 이후의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시장의 상승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IT회복 기대감에 의한 나스닥시장의 상승으로 3ㆍ4분기내 현 지수보다 20% 이상 추가 상승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등에 따른 조정은 부담=4개월여 만에 지수가 저점대비 54%이상 오르고, 주도주인 인터넷주가 연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점이 부담스런 요인이다. 특히 인터넷주의 경우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거품에 대한 경고 신호가 나온 지 한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아직 외국인 이외의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수 상승의 부담스런 요인이다.
일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일부 종목에서 나타났던 외국인의 `싹쓸이` 매매가 코스닥 대표주에 나타나고 있다며, 뒤늦게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세에 가담할 경우 일시에 차익실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 투신사 코스닥담당 펀드매니저는 “코스닥종목의 경우 원칙적으로 일부 우량주를 제외하고 포트폴리오 편입이 어려운데다, 지금은 외국인에 의해 주가가 지나치게 올라 더더욱 접근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일부 외국계증권사의 치고 빠지기식 머니게임은 국내 기관의 시장 참여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