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M노사 '복지비 삭감' 합의

파업 이틀만에 종결…비정규직 정규직전환·신설공장 미국내 설립<br>日·韓등 아시아업체에 열세 국제경쟁력 회복위해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노사가 일본ㆍ한국 등 아시아 자동차 회사들에 밀리고 있는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거액의 비용이 들어가는 복지비용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GM 노사는 디트로이트에서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26일 오전3시(현지시각) 퇴직 근로자의 의료 혜택 문제를 전담하는 퇴직자 건강보험펀드(VEBA)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고용계약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37년 만에 전개된 전국 단위의 GM 파업은 이틀 만에 종결됐다. 이날 노사가 합의한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측이 5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VEBA에 출연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합의로 GM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뜨렸던 퇴직자 복지기금을 회계장부에서 정리하게 돼 재무구조를 건실화할 수 있게 됐다. 도이치뱅크는 GM이 퇴직 근로자들의 의료비 문제를 VEBA에 넘김으로써 140억 달러(약 12조9,000억원)의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릭 왜고너 GM 회장은 성명서에서 “이번 합의로 GM은 미국 내 제조기지를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필요한 경쟁력을 상당히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 결과는 7만3,000명 GM 노조원들의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되며 대표성이 있는 만큼 포드ㆍ크라이슬러 등 UAW 소속 자동화 회사의 노사협상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론 게텔핑거 UAW 위원장은 “VEBA는 향후 80년간 근로자들에게 안정된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의안이 노조의 사후 승인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협상에서 GM과 UAW는 노조 측이 운영하는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퇴직자 복지기금 신설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4년 노동계약과 보너스 지급 문제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회사 측이 노조가 양보한 대가로 앞으로 신설하는 공장은 미국 내에서 설립하며 4,000~5,000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측은 또 노조 측에 보너스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GM 사측과 노조측 대리인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기존 계약이 만료된 지난 14일 이후 10일 동안 논스톱 협상을 벌여왔지만 은퇴자와 가족 30만여명의 건강보험료를 담당할 VEBA 신설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VEBA는 자동차 회사들이 미리 일정액을 출연해 건강보험펀드를 만든 뒤 운용을 UAW에 맡기는 방식이다. GM 노조원들은 UAW가 사측에 제시한 임금단체 협상 시한인 24일 오전11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일제히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에는 미국 소재 70개 공장 소속 7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GM이 파업에 돌입하기는 98년 2개 공장의 파업 이후 처음이지만 이번처럼 전국적인 파업은 70년 이후 3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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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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