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19일] 한국판 '앵테르미탕'이 필요하다

SetSectionName(); [발언대/4월 19일] 한국판 '앵테르미탕'이 필요하다 조현경(영화산업노조 대외협력팀장)

한국영화는 꾸준히 발전해왔지만 스태프들의 여건은 악화됐다. 투자 위축에 따른 제작비 절감은 영화 스태프를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고정된 예산에서 가장 줄이기 쉬운 비용은 결국 인건비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작비 절감을 위해 생긴 '회차 줄이기(몇 회차에 찍을 분량을 한 회차로 몰아넣는 것)'는 장시간 촬영으로 스태프들을 힘들게 했다. 게다가 스태프들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간의 장기실업에 노출된다. 영화제작은 작품 시작 전 모였다가 작품 완성 이후 해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단속적인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불합리한 영화제작 환경, 열악한 저임금과 악화된 처우는 '더 이상 영화 못하겠다'는 수준으로까지 스태프들을 몰아갔고 산업 밖으로의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고용보험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영세한 영화제작사들은 보험비가 부담스럽고 영화 스태프들은 너무 낮은 임금 때문에 가입을 회피한다. 게다가 고용보험에 가입하더라도 평균 근속기간이 1년도 되지 않는 스태프들에게 실업급여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스태프들의 이탈을 막고 영화산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자리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있어야 한다. 프랑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업 보험제도인 '앵테르미탕'이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영화인들은 영화 스태프들에게 실업기간을 직무능력 개발기간으로 활용하게 하고 훈련 동안 생활을 보전할 수 있는 금액을 지원하는 한국판 앵테르미탕 '훈련인센티브'의 지급을 희망하고 있다. 앵테르미탕제도는 기본적으로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보전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근저에는 그들의 창작 활동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계유지가 가능해야 한다는 문화적 인식이 있다. 산업발전의 키는 산업의 양적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인간의 생활보존을 통한 능력개발, 바로 인적자원의 질적 향상에 있다. 실업기간을 단순히 직업상실 기간이 아니라 발전된 창작활동을 위한 준비기간이 되게 하겠다는 정부의 인식이 필요한 때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