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내수 왜 안살아나나] 살얼음판 한국경제… 5대 리스크 넘어야 '3% 성장' 간다


'접시 돌리기'는 아슬아슬하다. 균형을 잃고 떨어질 듯한 접시를 살려놓으면 이번에는 반대쪽 접시가 위태롭다. 현재 한국 경제의 모습이 그렇다. 여러 위기가 복합적인 상승 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에 숨죽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수출실적에 직격탄을 날렸고 미국의 금리 인상은 순식간에 외국자본 유출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유례없는 글로벌 저성장이 국제 유가를 짓누르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시한폭탄처럼 품고 있다. 이 와중에도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정쟁에 함몰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계부채


1100조 돌파… 폭증세 잡아야 소비 숨통


무섭게 불어나는 가계부채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130조5,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8월 들어서도 KB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등 5대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7월에 비해 4조4,800억원이 늘어 전달 증가액인 5,000억원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했다.

당국이 내년부터 가계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정책을 예고하자 "거치식 가계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퍼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계부채 급증의 부작용은 소비 위축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

中에 쏠린 수출 신흥국으로 다변화 필요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4%, 수입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 경기가 앞으로 어떤 흐름을 나타내느냐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중국의 경기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47.1까지 떨어졌다. 두자릿수를 기록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2·4분기 7.0%까지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가 둔화에서 침체로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 중간재를 직접 생산 체제로 바꾸려는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도 우리 경제에는 불리한 요소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에 쏠린 중간재 수출을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신흥국 지역으로 분산하고 대중국 수출은 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美 금리인상


기업, 환율·이자율 변동에 미리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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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나온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17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22만명을 크게 밑돌면서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

문제는 금리 인상 시점이 9월 혹은 그 이후로 미뤄지더라도 일단 금리가 올라가면 글로벌 자금의 물꼬는 미국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외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경제는 자본시장에서의 급격한 자본유출,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원화가치 약세)이 우려된다.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맞춰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국내 경기가 녹록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인데 정부가 대응할 카드가 만만찮다"며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급격한 환율 변화와 이자율 변동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에 목맨 정치권

노동개혁 등 대승적 차원서 타협 절실


9월 정기국회의 막이 올랐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인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4대 구조개혁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당장 답답한 경제 상황의 돌파구 마련이 여의치 않다. 야당은 연말정산 보완책에서 면세자 비율이 급등한 데 따른 대책과 법인세율 인상을 밀어붙일 태세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 노동개혁 관련 입법작업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걸며 맞서고 있다. 롯데 사태에서 촉발된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소모적 정쟁이나 기업 총수 망신주기 식 국정감사가 아닌 대승적 차원에서 타협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

'황금 배율' 배럴당 60달러 수준은 돼야


올해 우리 경제가 3%대 성장률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국제 유가가 지금보다는 더 올라야 한다. 지금은 국제 유가가 40달러대다. 떨어져도 너무 떨어져 산유국을 중심으로 경제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 산유국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저유가의 혜택을 최대한 볼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유가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의 황금 배율을 배럴당 60달러대로 보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중반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일 때 코스피는 2,180포인트까지 급등했다"며 "유가가 60달러대로 반등하면 신흥국의 경제위기 가능성도 줄어들고 우리는 비산유국의 이점도 최대한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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