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오만 LNG 사업에 성공한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수도 무스카트의 오만LNG 본사를 찾아 아다난 라자브(40ㆍ사진) 오만LNG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우선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오만에서 가스가 발견된 것은 지난 89년부터 91년 사이”라며 “2000년 4월 첫 LNG 선적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라자브 부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에너지 분야를 전공한 후 이 회사에 들어와 마케팅과 선박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 휴대폰 전화번호가 적힌 한글 명함을 건네준 그는 한달에 한번꼴로 한국을 방문하는 지한파다. 대뜸 칼하트LNG 얘기를 꺼내자 그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라자브 부사장은 “새로 가동하는 칼하트LNG 생산물량을 사달라고 한국에 먼저 요청했다”며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은 응하지 않았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뜨거운 논란이 된 LNG 공급부족 우려에 대해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한국이 왜 칼하트LNG로부터 가스공급을 받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2003년에는 유가가 30달러대여서 가스 가격이 쌌다”고 전제한 뒤 “당시 국제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330만톤 중 170만톤을 사가라고 한국에 제의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스공사는 LNG 추가 수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에서 수요가 없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국 몫이 될 뻔한 170만톤은 일본 미쓰비시와 오사카가스가 가져갔다. 2003년에 비해 요즘 LNG 가격은 훨씬 비싸졌다. 한국 정부는 산업용 LNG 수요증가 때문에 심각한 LNG 공급난이 예상되자 부랴부랴 지난해 말 급히 카타르와 추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라자브 부사장은 96년 가스공사와의 계약 당시를 회상하면서 “자본과 수요처가 문제였다”며 “가스공사의 참여로 모두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공사가 660만톤 중 410톤을 구매하기로 하자 신뢰도가 높아져 파이낸싱이 쉽게 됐다”며 “가스공사는 바이어이자 주주이며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공장 운영을 돕는 등 세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한국과의 비즈니스에 대해 라자브 부사장은 “한국과 25년간 장기 가스공급 계약을 맺은 만큼 최선을 다해 안정적인 공급을 해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화력발전소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오만 정부와 가스공사가 오만에 대규모 가스 비축기지를 짓기로 했다”면서 “현재 저장탱크 건설이 잘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식당에 가보면 다른 나라와 달리 검은 피부를 가진 내게도 친근하게 대해 편안함을 느낀다”는 라자브 부사장은 “마케팅을 하다 보니 한국에서 폭탄주도 마시고 골프도 하게 됐다”면서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