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전­두루넷 동일인 논란

◎현행법 “동일인 지분 10%이상 소유불가”/양사 14% 보유… 업계 “사실상 동일인”데이콤이 주도하는 제2 시내전화 컨소시엄에 막판 합류한 한전과 두루넷이 동일인인지 여부가 새롭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유선전화사업의 경우 동일인이 10% 를 넘는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유선전화사업의 경우 특정기업이 지배하면 공공성이 훼손되고, 국민의 보편적인 서비스 이용이 제한받게 된다는 것이 동일인제도를 유지하는 정부의 논리다. 데이콤·온세통신은 이 때문에 최대주주가 10% 초과지분을 가질 수 없게 돼 있다. 이번에 시내전화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전과 두루넷은 각각 7%씩의 지분을 가지면서 공동 제 2주주가 됐다. 최대주주 데이콤은 10%, 주요주주군에 들어간 삼성·현대·대우·SK텔레콤은 각각 6%씩이다. 문제는 한전과 두루넷 양사의 지분을 합치면 14%가 된다는 점이다. 만일 양사가 동일인관계라면 지분한도를 초과하게 돼 컨소시엄은 자칫 자격심사과정에서 주요주주의 지분을 재조정해야하는 사태도 빚어진다. 현재 공정거래법의 관계조항을 준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단 양사는 동일인 범주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규정에는 동일인을 친인척, 최대주주, 30%이상의 지분을 갖는 계열사, 임원의 임명 등 기업경영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전과 두루넷이 법적으로 동일인은 아닐지라도 「사실상 동일인」관계라고 보는 시각이 통신업계 일각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두루넷은 삼보컴퓨터가 10%로 최대주주이고, 한전은 9.9%로 2대주주다. 또 두루넷 임원중 2∼3명이 한전 출신이며, 두루넷 기술진 역시 태반이 한전출신이다. 특히 회선임대사업자는 통신망이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인데, 두루넷의 경우 통신망이 모두 한전 것이다. 두루넷은 한전의 통신사업 진출을 위한 출구로 탄생한 기업이다. 다시 말하면 한전과 두루넷은 동일망이라는 실체에, 얼굴만 2개인 관계다. 더구나 이용태 두루넷 회장은 최근 사업설명회 등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두루넷과 한전은 같은 회사』라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전과 두루넷은 동일인 규정이 정한 범주 이상으로 동일인관계가 짙다』며 『동일인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동일망, 이회사」의 사례도 그 범주에 집어넣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 자격심사과정에서 한전과 두루넷이 동일인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해석을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의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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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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