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늑장공시로 불성실법인 는다

코스닥기업들이 늑장 자진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ㆍ투자유의종목에 지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스닥기업들의 늑장공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들을 감추어 오다 회계감사 시즌을 맞아 어쩔 수 없이 공시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에서 옛 최대주주와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뒤늦게 횡령사실을 공시하는 경우가 많아 M&A(인수ㆍ합병)된 기업에 대한 투자유의를 당부했다. 19일 코스닥증권시장은 최대주주 등에 대한 금전대여를 늑장 공시한 인지디스플레이(37330)와 엔터원(35500)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이론테크놀로지(34980)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을 예고했다. 두번의 불성실공시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인지디스플레이를 포함해 기존 투자유의종목인 와이드텔레콤ㆍ창흥정보통신ㆍ솔빛텔레콤ㆍ서울전자통신 등 다섯개로 늘어났고, 불성실공시법인은 35개로 증가했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한번 더 불성실공시를 할 경우 곧바로 퇴출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리스소프트ㆍ세림아이텍이 세 번의 불성실공시로 퇴출됐고, 옵셔널벤처스와 유니씨엔티는 두 번의 불성실공시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후 부도로 퇴출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뒤늦게 자진공시를 하는 이유는 “금융감독원의 회계감사가 강화됐고 코스닥위원회의 강화된 퇴출기준이 적용되면서 과거에 숨겨놨던 문제들을 털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론테크도 지난 18일 1년 전 최대주주가 185억원을 횡령했다며 뒤늦게 공시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의 경우 과거 최대주주와 갈등 등이 문제가 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회사가 배임혐의를 피하기 위해 최대주주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동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은 “감사의견 거절과 부적정, 범위제한 한정 기업 등을 퇴출시키도록 한 제도가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퇴출 대신 자진공시를 택하는 코스닥기업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차츰 정화돼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권택 코스닥증권시장 공시서비스팀장도 “외부회계감사 시즌이 돌아오면서 어차피 불거질 문제를 이번 기회에 털고 가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과거 숨겨져 있던 문제점들이 퇴출제도 강화와 맞물리면서 하나 둘씩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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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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