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ㆍ정동영 두 유력 대선 후보의 경제정책을 직접 접한 재계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29일 재계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대한상공회의소 강연 내용에 환영의 뜻을 피력한 반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간담회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이 후보가 강연에서 “친기업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자신의 기업관을 밝히자 경제인들은 다소 안도감을 보였다. 이 후보의 강연회에 참석했던 한 재계 인사는 “친기업적 정책을 펴고 상호 협력적인 노사문화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한 데 대해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약속이 꼭 지켜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나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 후보가 이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 발전을 언급한 데 대해 “(이 후보가) 중소기업이 잘돼야 대기업도 잘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 후보와 전경련 회장단과의 대화 결과에 대해 재계는 쉽사리 메워질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분위기다. 정 후보는 간담회에서 “금산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다” “노사관계에서 엄정한 법 집행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해 재계의 기대와는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정 후보 측이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데 대해 전경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 지분 소유 또한 효율성 극대화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기업이 은행 지분을 소유하면 지배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노사가 협력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데 있어서는 정 후보 측 생각에 동의한다”면서도 “진정한 파트너십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불법 노동행위에 엄격히 법을 집행하는 사회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