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무더기 상실 위기
검찰, 선거법 위반 현직의원 32명 기소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권력의 상징인 '금배지'가 무더기로 추풍낙엽이 될 위기에 놓였다. 검찰이 18대 총선과 관련, 32명의 현직의원을 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한데다 법원도 엄격하게 법리 및 양형을 판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금배지를 반납해야 할 현역 의원들은 지난 17대의 11명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현역의원은 이날 현재 32명이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17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6명, 친박연대 3명 등이다. 중소정당으로는 민주노동당 1명, 창조한국당 1명, 무소속 4명 등이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와 뒤늦게 고소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는 유선호 민주당 의원까지 포함하면 추가로 기소될 현역의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법원이 과거 선거사범에 대해 관대하게 판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엄벌' 판결로 강경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이미 당선무효형 이상을 선고 받은 의원은 10명에 달한다. 특히 김종률 민주당 의원의 경우 1심의 무죄판결과 달리 이날 항소심(2심)에서 예상을 뒤엎고 징역 1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 받아 최종 결과는 예측불허 상황이 되고 있다.
김세웅 민주당 의원은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정국교(민주당) 의원은 선거법 위반과 주가조작 혐의로 각각 벌금 1,000만원과 징역 3년에 벌금 250억원을 선고 받아 금배지가 위태롭게 됐다. 친박연대는 서청원 대표와 김노식 의원이 공천헌금 수수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의 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의원직을 내놔야 한다. 비례대표인 양정례 의원도 서 대표 등에게 공천헌금을 준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항소한 상태다.
한나라당에서는 구본철 의원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한정 창조한국당 의원은 공천헌금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고 김일윤ㆍ이무영 무소속 의원도 2심에서 징역 1년 6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아 의원직 상실이 거의 확정적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원이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격히 판단한다는 방침이어서 17대 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는 의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7대 총선에서는 46명의 현역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11명이 의원직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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