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26일 "서민경제를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모든 정책과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히고 "위축된 민간투자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재정지출 추가 확대와 유류세의 탄력적 운용 등을 강조하면서 모든 정책과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경제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천 대표는 우선 "내년 경기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매우 어려워짐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확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당은 내년도 예산심의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규모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유가 대책과 관련 "고유가에 대한 근본대책은 산업구조를 에너지 절약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절약을 위한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이 에너지 소비절약을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당은 유류세의 탄력적 적용과 에너지 가격 체계의 합리적 조정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유류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자본시장 발전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논란이 있었던 화폐권종변경(리디노미네이션)은 참여정부 내에서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중소기업 정책자금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천 대표는 "시설자금을 4.9%에서 3.9%로, 운전자금은 5.9%에서 4.9%로 각각 1% 포인트씩 인하하겠다.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대출이 원활하게 연장될 수 있도록 감독당국에 강력하게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히고 "특히 음식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음식재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 공제방법을 개선해 세부담을 덜어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천 대표는 건설경기 연착륙, IT산업 육성, 개인신용불량문제, 저소득 빈곤층 지원, 농촌경제활성화, 중소기업 R&D 지원정책, 과학기술 발전 정책, 부품ㆍ소재ㆍ장비산업의 육성, 저출산ㆍ고령화 사회 대책 등도 더불어 제시했다.
한편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의 위헌결정에 대해 천 대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갑작스런 관습헌법의 출현으로 국회의 입법권은 물론 우리 헌법 자체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후,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지만, 그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해 위헌 논거에 대한 부당성 제기는 온당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어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우리당의 정책목표는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대표는 또 개혁과 경제활성화는 동시에 추진할 수 없으니 경제부터 살리고 개혁하자는 단계적 개혁론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으나, 우리당이 추진하는 개혁이야말로 '경제를 위한 개혁'이라고 강조하고, 아울러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와 질서를 확고히 정착시키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과제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개혁입법 처리를 다짐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후진적 정치ㆍ사회구조와 문화를 가진 채 국민소득 2만불을 넘어서는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는 없다. 청렴도 수준이 47위에 머물러 있는 나라가 어떻게 국민소득 10위권으로 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오늘날 세계적으로 번영과 발전을 구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보면 모두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기본가치와 질서가 뿌리내린 국가들"이라고 덧붙였다.
북한문제와 관련 천 대표는 "우리당은 남북정상회담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남북간 의원외교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필요하다면 내가 직접 방문해서라도 닫혀있는 남북대화의 문을 다시 열겠다"며 대북특사로 나설 용의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