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매출 비중을 보면 철근ㆍ형강 등 봉형강류가 53%, 후판이 47%다. 봉형강류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후판은 올해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이익 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는 후판가 인상을 통해 올해도 동국제강의 실적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동국제강의 강점은 후판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같은 전기로 업체인 INI스틸의 경우 봉형강류가 93%에 달한다. 동국제강의 이 같은 사업구조는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높은 실적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후판 생산능력이 연산 100만톤에서 250만톤으로 확대된 지난 1999년 이후부터 수익성이 급격하게 좋아졌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이때부터 INI스틸을 뒤쫓기 시작해 2003년 비슷해졌으며 지난해에는 15.1%로 12.5%인 INI스틸을 넘어섰다. 동국제강은 올 하반기 후판 내수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 4월 가격을 올렸다.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봉형강류 매출 둔화와 후판가 인상을 통한 후판 수익성 제고 등을 감안할 때 올해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4,9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5,082억원, 동원증권은 5,156억원, 대우증권은 4,320억원 등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이익 규모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임을 감안하면 올해 이 같은 이익 전망치도 평가해줄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의 환율 하락은 동국제강에게 또 다른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후판의 원재료인 슬라브를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는 만큼 원가가 낮아진다. 동국제강은 고로가 없어 원재료인 슬라브를 만들 수 없으며 국내 후판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포스코로부터 슬라브 공급이 끊겼다. 대우증권이 제시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원ㆍ달러 환율을 평균 1,027원, 기말 1,02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원ㆍ달러 환율이 7년 만에 900원대로 떨어졌으며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은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원재료 하락 효과로 영업이익이 135억원, 외화부채에서 순환차익이 93억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슬라브를 전량 수입하는 만큼 슬라브 확보와 슬라브 가격 안정은 동국제강의 영업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동국제강은 이를 위해 영국에서 10년 동안 427만톤을 공급 받기로 하는 등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직접 슬라브를 조달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현재 브라질ㆍ호주ㆍ인도 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단기적으로는 포스코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인도 투자 프로젝트가 주목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결론적으로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후판을 생산하고 타이트한 수급을 바탕으로 후판 가격을 인상해 높은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가 ‘매수’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주가는 지난 2월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기관과 외국인 양쪽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크게 후퇴한 상태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를 보면 한국투자증권 2만6,000원, 동원증권 2만1,700원, 대우증권 2만5,000원 등이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로 주당순이익과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