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보면 볼 수록 맹점

제4보(64∼80)



백64로 뛴 이 수. 이세돌이 왜 이세돌인가를 보여주는 명점이었다. 이 수가 놓이기 전에 사이버오로의 해설자 안조영9단은 참고도1의 백1과 흑2를 절대수라고 보고 그 다음의 변화를 몇가지 제시하고 있었다. "백대마가 잡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봉쇄를 당한 입장이므로 안형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이적수들을 두는 도리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흑도 좌변의 허약한 돌들을 수습하게 되겠지요."(안조영) 잠시 후에 이세돌의 백64가 놓이자 안조영은 솔직하게 탄식을 했다. "왜 내 눈에는 이런 수가 안 보이고 허약한 수만 보인 걸까요. 아, 정말 보면 볼수록 명점이군요."(안조영) 잠시 뜸을 들이던 구리가 흑65로 점잖게 연결했다. "이젠 백도 한 수 들여서 중앙쪽을 확실하게 연결할 겁니다."(안조영) 그러나 이세돌은 중앙 쪽을 보강하지 않았다. 백66으로 몰아 실리를 챙기고 보았다. 제자리에서 살자는 작전이었다. 계속 손을 따라 두기가 싫어서였을까. 구리는 흑67로 방향을 바꾸었다. 백68, 70은 이런 형태의 행마법. 백76 역시 이런 형태의 행마법이다. 구리는 흑79로 잇기 전에 10분을 장고했다. "하변쪽부터 모양을 결정해나갈 공산이 큽니다."(안조영) 안조영이 그려보인 가상도는 참고도2였다. 흑1로 무식하게 끊는 진행. 백은 2 이하 8로 하변을 살리는 바둑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구리는 실전보의 흑79로 곱게 이었다. 천천히 좀더 기다려 보겠다는 작전이지만 백이 80으로 먼저 역습에 나서자 이미 하변의 백대마는 흑의 공격권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공격의 효과가 거의 제로입니다. 백이 좌변을 실리를 공짜로 얻어낸 셈입니다."(안조영)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