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역외세력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해외에서 투기적 목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을 사고파는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이 서울외환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3ㆍ4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3ㆍ4분기 중 역외세력의 NDF 달러 순매수 규모는 159억9,000만달러로 2ㆍ4분기의 25억2,000만달러에 비해 6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ㆍ4분기의 187억9,000만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 역외세력의 하루 평균 NDF 거래규모도 69억5,000만달러로 2ㆍ4분기의 61억8,000만달러보다 12.5%나 크게 늘었다. 2008년 4ㆍ4분기의 77억5,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 일평균 역외NDF 거래규모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2008년 94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후 2009년 48억7,000만달러까지 떨어졌지만 ▦2010년 54억4,000만달러 ▦2011년 1ㆍ4분기 54억1,000만달러 ▦2ㆍ4분기 61억8,000만달러 ▦3ㆍ4분기 69억5,000만달러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역외세력의 NDF 거래가 늘면서 3ㆍ4분기 중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도 3년6개월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21억6,000만달러로 전분기의 214억8,000만 달러보다 3.2% 증가했다. 2008년 1ㆍ4분기의 233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험회피(헤징) 및 투기성 목적의 NDF 거래가 급증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심해졌다. 3ㆍ4분기 중 원ㆍ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과 전일 대비 변동폭은 각각 8원20전과 6원20전으로 2분기의 5원20전과 4원30전에 비해 확대됐다. 정경팔 외환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역외세력이 NDF시장을 이용해 서울외환시장을 흔드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원ㆍ달러 환율 변동폭이 더욱 큰 것은 서울외환시장이 역외 NDF시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