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5년여만에 '최악 쇼크' 경제지표 참담해도 정부는 악재타령만반짝 상승세 끝 경기 하강국면 진입 신호"8월낙관론 고집 말고 대책마련 서둘러야"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지난 7월 산업활동동향이 나오기에 앞서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표가 좋지 않을 테니 (발표 이후) 경기하강에 대해 너무 민감해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정부가 지표도 나오기 전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시장은 어느 정도 인정하려 했다. 7월 경기 환경 자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29일 발표된 지표의 모습은 '쇼크' 그 자체였다. 설마 했던 것보다 훨씬 좋지 않았고 7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만 놓고 보면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특히 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동향지수 순환변동치는 5년8개월 만에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반짝 상승이 끝났는데도 정부는 악재 타령만 하고 있다. 8월이라고 악재가 없었는가"라는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의 멘트가 새삼 와닿는다. ◇추락하는 지표 바닥이 없다=정부는 여전히 '8월 낙관론'을 버리고 있지 않지만 그러기에는 7월의 산업활동지표가 너무 참담하다.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7월에 비해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자동차 파업과 장마 등에도 불구하고 5% 전후의 증가율을 예상했다. 그러나 7월 실적은 6월 10.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정부가 주장하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분 3~4%포인트를 제외하더라도 산업생산 증가율은 6.4~7.8%에 불과하다. 올 1월의 증가율이 7.1%로 한자릿수를 보인 뒤 6개월 만에 다시 두자릿수를 이탈했다. 소비재 판매도 0.5%나 줄어 지난해 1월(-4.0%) 이후 처음 줄었다. 내구재는 승용차 판매 감소와 통신기기 등의 부진으로 2.1%나 줄었고 비내구재는 차량용 연료, 의약품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0.9% 감소했다. 재고도 7.1%나 늘었다. 설비투자는 4.2% 늘었지만 건설기성액은 0.7% 줄면서 지난해 2월(-3.3%)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경기 전반을 아우르는 지표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현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 100.8을 기록한 뒤 6개월째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6월 중 0.1포인트에 그쳤던 동행지수의 하락폭은 지난달 들어 0.7포인트로 대폭 확대됐다. 소비침체에 수출둔화까지 겹쳤던 2000년 11월(0.9포인트)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선행지수 역시 2월부터 떨어지고 있다.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동시 하락은 경기 전반이 본격적인 하강 무드를 타고 있음을 증명하는 단적인 현상이다. ◇8월 이후는 회복한다는데=정부는 7월 산업활동동향이 나온 뒤 서둘러 설명자료를 냈다. 추락한 지표에 안달이 난 것이다. "8월은 6월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의 경제지표는 파업과 호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전히 낙관론을 버리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연구소의 시각은 다르다. 일시적인 현상만을 강조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미 추세상 꺾였다는 데 일치된 분석을 내리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경기 하강세가 뚜렷하다"며 "하강세가 완만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경기둔화는 이미 확인됐다"며 "특히 수출ㆍ내수용 출하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소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한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8/29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