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남북 철도연결' 효과 극대화를

5월 17일, 드디어 남북간 철도 시험운행이 이뤄졌다. 이번 시험운행이 이뤄지기까지 60차례가 넘는 남북간 회담, 수없이 되풀이된 합의와 파기, 지난해 이맘때는 불과 하루 전에 북측의 일방적 거부로 시험운행이 무산된 일 등을 떠올리니 더욱 감개무량하다. 남북철도연결사업에 거는 기대는 참으로 크다. 경의선 운행이 중지된 것이 지난 51년 6월12일(동해선은 50년)이니 반세기 넘게 끊어졌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민족사적 감회와 함께 경제적, 정치ㆍ군사적, 사회ㆍ문화적, 인도적 측면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막대한 유ㆍ무형의 파급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북간에 철도 교통로가 연결되면 문화 교류가 활성화하고 북한 관광에 물꼬가 트이는 등 남북간 인적ㆍ물적 왕래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남북철도연결사업은 무엇보다 경제적 프로젝트이며, 또한 그렇게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많은 투자를 요하는 사업인 만큼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돼야만 하고 또 선로가 연결된 후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적 실리가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철도 연결은 남북한 모두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인천~남포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남북간 물동량이 육로로 전환되면 운임은 4분의1 이하로, 일주일가량 걸리던 수송기간은 1~2일로 단축돼 엄청난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건설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경의선의 연결을 통해 남한은 연간 약 1억달러, 북한은 약 1억5,000만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정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이 94년 한 담화에서 남북철도연결사업이 남북한 모두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는 사업이며 그 기대 효과는 연 15억달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에 남북철도연결사업은 ‘유훈 사업’인 셈이다. 한편 남북종단철도(TKR)의 연결은 부산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대륙철도 시대를 개막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동북아 및 유라시아 교통망으로의 편입은 철도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러시아ㆍ중국ㆍ북한의 교통물류 체계가 철도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전통적으로 철도를 선호한 측면도 있지만 광대한 국토와 여름에는 영상 40도, 겨울에는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기후 여건하에서 철도의 효율성이 높은 것도 이유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남북철도의 복원을 통해 가장 이른 시간 안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륙교통물류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남북철도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정례적이고 안정적인 철도 운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남북철도는 반드시 대륙철도망으로의 편입을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 동북아 및 유라시아 철도 네트워크의 개념하에 인접 국가들이 개입됨으로써 북한의 자의적 운영을 견제하고 남한의 국내물류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물류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동북아 철도 네트워크의 유일한 미싱 링크인 남북철도가 이어짐으로써 운송비 절감, 수송 거리 및 시간의 단축, 통과운임 수입 등의 직접적 혜택과 교통물류 체계의 효율화가 가져오는 유무형의 과실을 남한과 북한은 물론이려니와 철의 실크로드에 인접한 모든 국가들이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시험운행의 성공을 계기로 더욱 전향적인 합의가 이뤄져 우리의 정기열차가 남북종단철도를 넘어 철의 실크로드를 달리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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