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으로 돌아온 기분이에요. 서민들의 진솔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구수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방송인 이상벽씨가 라디오 DJ로 변신하다. 이씨는 오는 11월 1일부터 평일 오후 4시 5분에 방송하는 SBS 러브FM ‘이상벽의 세상 만나기’에서 매일 두 시간씩 청취자들과 함께한다. 시청자들은 아직도 ‘아침마당’ MC로 기억하지만, 그의 40년 경륜이 말해주듯 그 역시 ‘라디오 출신’이다. 67년 CBS라디오 ‘명랑 백일장’을 시작으로 MBC ‘정오의 희망곡’ KBS ‘연예가 산책’ 등을 통해 ‘잘 나가는 DJ’로 명성을 날렸다. 90년 교통방송 개국 때 라디오 진행을 한 뒤로 15년만에 복귀하는 것. 그는 “이제 마지막으로 DJ를 한 게 언제인지조차 가물가물하다”면서도 “방송 진행자가 마지막으로 머물 곳은 라디오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저도 나이를 느끼겠어요. 벌써 방송생활 40년이잖아요. 오랜 경륜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꽃을 피워보려 합니다.” 그는 “시장 아줌마처럼 말주변은 없어도 서민들의 제대로 된 이야기를 방송에 담을 것”이라며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전하겠다고 포부를 전한다. 그가 맡은 오후 4시대는 라디오에서 가장 청취율이 높은 시간대. ‘싱글벙글쇼’와 함께 수 년째 청취율 정상을 지키고 있는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비롯해 KBS ‘이금희의 가요산책’이 쟁쟁한 프로그램들이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는 “작가가 써 준 것만 읽는 진행자로는 그치지 않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가장 최근까지 그가 진행했던 MBC ‘가요콘서트’는 상주 참사로 간판을 내렸다. 방송생활 40년간 겪은 가장 큰 일이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가요큰잔치’라는 새 이름으로 부활했지만 이씨는 MC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는 “프로그램의 MC였던 나를 보면 시청자들이 안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며 “시청자들의 아픈 기억이 빨리 치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