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미래를 바꾸는 녹색화학기술] ⑤ 합성고무 원료 제조용 금속산화물 촉매

나프타 분해후 잔여물 활용<br>합성고무 대량생산 길 열어

한국화학연구원 조득희 박사팀의 금속 산화물 촉매는 나프타 분해 공정의 부산물인 잔사유 성분을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으로 변환한다.


세계가 고심하던 문제를… 한국이 해냈다
[미래를 바꾸는 녹색화학기술] ⑤ 합성고무 원료 제조용 금속산화물 촉매나프타 분해후 잔여물 활용합성고무 대량생산 길 열었다

박소란기자 psr@sed.co.kr














한국화학연구원 조득희 박사팀의 금속 산화물 촉매는 나프타 분해 공정의 부산물인 잔사유 성분을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으로 변환한다.










고무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유용한 소재다. 크게 고무나무 수액에서 얻는 천연고무와 석유화학공정의 산물인 인공 합성고무로 구분되는데 자원고갈로 인해 천연고무보다는 합성고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합성고무의 원료는 부타디엔(C4H6)이라는 불포화 탄화수소 물질. 그리고 현재 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나프타 분해 공정이 유일하다. 이 과정에서 에틸렌∙프로필렌 등 유용한 기초 화학물질에 더해 부타디엔이 등이 함께 생성된다. 문제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늘어나는 합성고무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합성고무, 즉 부타디엔의 생산량 증대를 꾀할 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바로 이 난제를 풀어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환경자원공정연구센터의 조득희 박사팀이 나프타 분해공정에서 부산물로 남게 되는 소위 '잔사유(殘渣油)'를 부타디엔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금속 산화물 촉매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조 박사는 "나프타 분해 후 부타디엔 등을 추출하고 나면 사용가치가 낮은 부텐과 부탄의 혼합성분이 잔여물로 남는다"며 "이번에 개발한 금속 산화물 촉매는 이들 잔사유 성분을 부타디엔으로 변환, 부족한 석유자원의 활용도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촉매는 비스무트(Bi)∙몰리브덴(Me)∙철(Fe) 등 여러 금속 성분이 복합적으로 혼합된 고체 상태의 분말이다. 이 분말을 튜브에 채워 넣고 적정 온도로 가열한 뒤 잔사유를 주입하면 부타디엔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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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존에도 이런 역할을 하는 촉매는 있었다. 하지만 조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촉매와는 적용원료 자체가 다르다"며 "기존 촉매들이 100개의 원료를 투입, 85개의 부타디엔을 얻었다면 우리는 90개 이상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팀의 촉매는 가공이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 박사는 "촉매의 핵심은 반응물질 내에서 수소를 제거하기 위해 활성산소를 활발히 공급하는 일명 탈수소화 과정의 원활한 구현"이라며 "이 부분에서 탁월한 비교우위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부터 유명 석유화학 기업인 여천NCC와 제휴, 활발한 협동을 통해 촉매를 개발해온 조 박사팀은 현재 기본 연구를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촉매를 대형 플랜트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처리 공정 개발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여천NCC와 다각도의 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연구팀은 향후 별다른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5년 이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박사는 "올 2월 기준 부타디엔 가격이 3년 전과 비교해 4배 수준에 달하는 톤당 4,000달러나 된다"며 "이번 금속 산화물 촉매가 상용화되면 막대한 산업적∙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더해 타이어∙신발 등 합성고무가 쓰이는 무수한 제품들의 가격인하 여력이 발생하면서 가정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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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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