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게 나이 드는 방법은 아주 사소하더라도 후손에게, 그리고 이웃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생의 박물관’을 짓는 마음으로 삶의 보람을 계속 키워가야 한다는 말이지요. ”
이민 성공사례로 꼽히는 고경주(하워드 고)와 홍주(해럴드 고)형제의 어머니이자 미국 현지에서 인류학 전문가로 활동해온 전혜성(81ㆍ사진) 박사가 7일 서울에서 자서전 ‘가치있게 나이드는 법’출간 간담회를 가졌다. 저자는 ‘무엇이 인생을 의미있게 만드는가’라고 물으며 1948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62년간 살아왔던 미국문화와 개인적인 경험, 근황들을 녹여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방법들을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틈틈히 기록해놨던 노트들을 참고해 학자로서, 그리고 나이든 사람으로서 전하고 싶은 얘기들을 담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일대 교수를 거쳐 현재 미국 소재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전박사는 자녀 6명을 모두 예일대와 하버드대에 보냈고 특히 아들인 고경주ㆍ홍주 형제를 각각 미국 보건부 차관보와 국무부 법률고문(차관보급)으로 키워내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 된다”며“이웃에게 베푸는 작은 도움들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를 돌리는 하나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늙어가는 시간적 존재로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바로 가치 있게 나이 드는 거예요. 과거의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남은 인생에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전박사는 최근 미국 노년층들과 교류했던 경험들도 전했다. “특이하게도 젊은 시절 좋은 일을 하며 살았던 노인들이 노년에 풍성한 삶을 사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데 그들 모두 고생 안 한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가 행복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는 공통적인 사실에 나도 깜짝 놀래고 있다”는 것 것.
저자는 “사람은 절대 재주가 덕을 앞서면 안 되고,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나 이익을 주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위대함이 결정된다고 말했던 부모님 말씀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또“나이 들어 남는 것은 경험과 지혜”라며 “고령화 문제, 다문화 사회 문제를 짚어주고 한국과 미국의 긍정적인 문화들을 서로 전해주는 일을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