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30일 치러지는 이라크 총선과 같은 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50달러대 중반으로 치솟다 하향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이라크 총선을 전후한 중동지역 정국불안과 OPEC의 감산 여부에 따라 또다시 고공행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해 국제유가는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1.22달러(2.6%) 오른 48.53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8주만에 최고치다. 또 영국 런던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전날보다 배럴당 1.41달러(3.18%) 상승한 45.73달러에 거래됐다.
OPEC 회의에서는 하루 50만~100만 배럴의 추가감산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OPEC은 지난해 12월 열린 각료회의에서 유가급락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올해 또다시 추가감산가능성을 시사했었다.
OPEC은 지난 21일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를 상향조정해 발표하긴 했지만 OPEC 회원국들은 현재 하루 2,700만배럴의 생산량이 세계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원유시장에서는 감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총선을 앞둔 이라크의 정정불안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라크에서는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으며 총선 후에도 치안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유시장에서는 이라크의 무장충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석유중개업체인 커트레이딩의 케빈 커 사장은 “OPEC의 감산과 이라크의 정국불안 지속, 사우디 테러 등 최악의 요인들이 겹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찍은 후 75달러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6일부터 3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어려운 선택의 시기에 대한 책임(Taking Responsibility for Tough Choices)’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달러 약세와 중동지역 정정불안 등의 문제가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