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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의 날] 첨단 가스플랜트 등 경쟁력 강화… 해외수주 1조달러 벽 넘는다

세계점유율 5%로 3배 늘었지만<br>미국·유럽보다 기술력 떨어지고 인건비 싼 신흥국에 추월 위기감<br>민자개발사업 역량 확보 힘쓰고 정부 EDCF 등자금지원 나서야

GS건설이 지난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정유공장 공사 현장. 이 프로젝트는 총 31억달러로 수주 당시 국내 건설사가 단독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해외 플랜트 중 최대규모 공사로 기록됐다. /사진제공=GS건설


'태국 고속도로 공사부터 이라크 신도시개발까지'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서 첫 해외 진출에 성공한 지 47년만에 국내 건설업계는 누적 수주액 5,000억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1조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새로운 시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급변하는 해외건설시장의 트렌드에 국내 건설사들이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유럽이나 미국 등은 물론 중국과 터키 등의 후발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추세로 보면 2020년까지는 수주 1조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1조달러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기업들과의 경쟁 전략도 차별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화하는 건설환경…우리의 위치는= 국내 건설업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시장에서 괄목상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건설관련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가 선정하는 세계 225대 건설업체에 국내 건설업체는 지난 2005년 6개사에서 2010년 11개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1.3%에서 4.8%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건설업체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그리 만만치 않다. 국내 건설사들은 풍부한 시공실적과 경험을 토대로 뛰어난 현장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발주처의 신뢰를 받아왔다. 하지만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 건설사에 비해 기술력과 자금동원 역량은 한 단계 뒤쳐져 있고 가격 경쟁력은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하는 중국ㆍ터키 등 신흥국 건설업체보다 오히려 열세다. 실제로 건설기술연구원의 조사 결과 국내 건설업체의 기획능력은 선진국의 59% 수준이고 설계능력은 6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국내 건설업계는 지금 경쟁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지 않으면 '1조달러 수주 달성'은 계획보다 훨씬 더 지연될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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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EPC로는 한계…기본설계 역량 강화 등 과제 산적= 건설업계에서는 플랜트 분야의 단순 EPC(설계ㆍ조달ㆍ시공) 방식으로는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선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하이엔드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예컨대 플랜트 분야는 기술수준에 따라 비료 등 일반화학 플랜트과 정유플랜트, 석유화학, 가스플랜트 로 구분된다. 국내 건설사가 주로 수주하는 사업은 중간 정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정유와 석유화학플랜트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가스플랜트로 업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민간이 자금을 조달해 개발하는 사업 방식이 주를 이루면서 국내 건설사도 민자개발사업 역량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민관협력(PPP), 민자발전(IPP) 등 BOT(Build-Operate-Transfer: 건설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시공 한 후 일정기간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나서 발주처에 시설을 되돌려 주는 민자사업) 방식의 사업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전반적인 기획을 맡는 PM(Project Management) 인력을 확보하고 자금조달 능력을 키워나감과 동시에 기자재와 건설기계 등의 조달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건설업체만으로 풀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고 정부와 금융권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보다 파급효과 큰 건설"…정부 전방위 지원 나서야=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은 700억달러다. 한국 경제의 제1 수출품인 자동차의 올해 수출 예상액과 비슷하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자동차에 비해 해외건설부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1980~1990년대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던 것과 비교하면 해외건설에 관한 지원책은 너무 초라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 공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며 아울러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정부의 직접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민형 연구위원은 "해외건설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관의 공동 노력이 뒷받침되야 해외건설 1조원 시대도 바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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