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자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피자헛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피자 매출 성장세가 정체된 데다, 매출에서 토종 피자업체인 미스터 피자의 거센 도전을받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피자업계에 따르면 1985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한번도 1위 자리를 뺏긴 적 없는 피자헛이 지난해 업계 2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지존'으로 군림하던 피자헛은 지난 2008년부터 미스터피자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 끝에, 400억원 차이로 1위 수성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스터 피자가 4,650억원(시장점유율 35.4%)의 매출을 기록,피자헛(4,300억원, 33%)를 350억원 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 매출에서 미스터피자가 피자헛을 처음으로 제친 것이다. 국내 매장 수로도 피자헛(300여개)은 미스터피자(385개), 도미노피자(335개), 피자에땅(330개), 에 이어 4위에 머물고 있다. 피자헛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경쟁업체들이 매장 수를 크게 늘리고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신메뉴를 적극 내놓는 등 공세에 펼친 반면, 피자헛은 국내 외식 트렌드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 하지 못한 탓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피자헛은 신 메뉴를 개발할 때 글로벌 본사의 의사 결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자헛의 한 관계자는 "해외 피자헛에서 인기 있는 피자를 발 빠르게 들여오기도 하고 리치골드, 불고기피자 등의 메뉴처럼 우리가 먼저 개발한 피자를 아시아로 수출하기도 한다"며 "시장에 빠르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국내 피자업계 규모는 2006년 1조원에서 2008년 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1조3,000억원)부터 정체 국면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