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중수 “금리정상화 원칙 변함없다”(종합)


“물가 4% 목표 고수…미국 더블딥 확률 매우 낮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기준금리 정상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최근 물가 상승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4.0%를 수정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원칙적으로 금리 정상화 방향은 변화가 없다”며 “특정 수준을 목표로 삼지는 않지만 대외여건 변화를 매우 면밀하게 주목하면서 우리 경제의 건실한 성장을 기조로 하는 중립금리 수준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해외여건 등 국내외 변화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장기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방침은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총재는 통화정책 실기론에 대해 “현 위기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위기이기 때문에 지금 판단하는 것은 이르며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도 않다”며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으며 평가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과거 10∼20년을 보면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올릴 때는 일반적으로 0.25%포인트씩 올렸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물가 목표에 대해 “기후 변화에 따라 곡물과 채소류 가격이 변했지만 떨어질 여지가 있으며 훨씬 영향이 큰 원유 가격은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4.0%인 물가목표치를 수정할 의향이 없으며 수정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 이탈의 상당부분이 유럽 자본으로, 유럽지역 문제해결을 위해 나간 측면이 있으며, 한국 자체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시장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좋은 투자처를 선호하는 자본들이 한국에 몰려올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과 관련, “미국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3년간 거의 성장하지 못한 미국이 지금은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는 상황으로 보고 있으며, 더블딥으로 갈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앞으로의 금리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나. ▦기준금리는 테일러준칙(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맞춰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 등 중립금리 수치 계산 방법이 있다. 이것이 금리정상화라는 용어로 표현됐다. 원칙적으로 금리정상화 방향은 변화가 없으나 대외여건 변화에 주목하면서 우리 경제의 건실한 성장을 기조로 하는 금리 수준을 찾아가겠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대외적인 환경이 불안정한 것은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지금은 불안정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상황이 아니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면 영향을 분석해서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정하겠다. -금리를 미리 올렸으면 운용 여지가 있었을텐 데. ▦출구전략을 언제부터 했어야 하느냐를 지금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위기이기 때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했고 평가는 시간이 흐른 다음에 받겠다. -지금껏 베이비스텝으로만 인상을 했는데. ▦금리를 올리는 것은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매우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다. -미국 더블딥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문을 보면 리세션(침체), 더블딥이라는 표현이 없다. 기대했던 것보다 경기회복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고 쓴 것뿐이다. 이번에는 ‘상당히’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리세션은 2분기 연속 성장이 마이너스 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한 것은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더블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고 확률도 매우 낮다. -연방준비제도가 앞으로 최소 2년간 제로 금리를 못 박았는데 중앙은행으로서 적절한 조치였다고 보나. ▦미국이 가능한 한 시장과 소통을 더 명료히 하겠다는 조건을 강력하게 달았다고 보면 된다. 매우 이례적이라거나 불확실성의 요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할 필요 없다. -올해 물가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로서는 지난달 발표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4.0%를 수정할 의향이 없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 물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원유인데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과 효과에 대해 말해달라. ▦ ‘QE’라는 단어가 붙을만한 내용이 나오는 것을 쉽게 예상하긴 어렵다. 그러나 효과가 없어서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QE2가 지난 6월 끝났는데 그 효과를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1, 2차 때처럼 유동성이 공급되면 인플레이션이 높게 올라갈 수 있으나 미국 경제주체들의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지 않다고 판단되는 만큼 그 효과에 대한 판단은 조금 미뤄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상당히 빠져나갔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전문가 분석 결과를 보면 (외국자본이) 상당히 나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계 특히 유럽계 자금이 나간 것이 한국의 매력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유럽 자체의 문제 때문인지 봐야 한다. 유럽자본이 나간 것은 유럽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해 나간 측면이 있다. 상황이 며칠 안 됐기 때문에 최종 판단을 하기는 이르지만 우리 자체의 펀더멘털(기초여건), 시장 상황이 나빠서는 아니다. 역으로 시간이 흐르면 소위 안전자산, 좋은 투자처를 선호하는 자본들이 한국에 몰려올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기준금리 결정에서 대외위기를 물가보다 우선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외위기를 더 우선시하는 것은 아니고 대외위기가 매우 중요한 전제인 만큼 이를 간과하고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로서 대외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지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책무 버리는 것은 아니다. -환율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화폐 가치가 절상되면 당연히 수입물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이것이 물가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환율은 다른 가격변수와 마찬가지로 모든 경제활동의 내생 변수이기 때문에 특정목적을 위해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으로서 금리정책으로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과제다. 그래서 계속 금리정상화 방향으로 간다고 밝힌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가는 것이 필요하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에 대해 답하는 것이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과거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으로 가는 것이고 경제는 항상 동태적으로 변화해왔다. 현재 상황에서 과거의 지식으로 미래를 예측해 단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주요 20개국(G20)에서 위기재발 방지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G20차원의 정책 노력이 필요한가. ▦G20은 경제문제 해결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조직이다. 선진국과 신흥국간 경제환경이 달라 공통된 하나의 대안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나 최근 G20이 하나의 공동성명서를 냈다는 것은 서로 같은 문제인식을 하면서 불안을 진화하자는데 합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큰 소득이다. -가계대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실제 이자율이 마이너스라 빚이 더 많이 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실질이자율이 낮아 돈을 빌리는 측면은 있겠으나 이자율이 낮다는 이유로만 돈을 빌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대책이 발표됐고 중앙은행도 이런 시각에서 부채 문제를 적절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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