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4월 28일] 서민위한 보금자리주택 돼야

최근 주택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경색과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주택경기 침체로 지방 미분양 물량증가 등 민간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이 때문에 민간주택건설 업계는 공공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불가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은 청약저축 가입자, 자산소득기준 도입 등 무주택자를 핵심대상으로 하는 반면 민간은 중산층의 신규수요나 주거수준 향상을 원하는 유주택자가 주요대상일 것이므로 주택시장에서 공공ㆍ민간 역할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는 주택공급 대상 수요자에 대한 공급주체 간의 역할 강화 및 조화로 전체적인 주택시장 안정화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공공주택 재고 G20 평균이하 공공주택 재고비율이 주요20개국(G20) 국가들 평균보다 매우 낮은 우리나라가 선진 복지국가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건설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임대주택이라는 용어의 부정적 시각 때문에 역대 정부 모두 고민을 해왔지만 달리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현 정부 들어 보금자리주택 'New+'라는 새로운 이름과 브랜드 로고로 공공주택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이는 공공마케팅의 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사실 '보금자리주택'은 공공이 재정 또는 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설, 매입해 임대 또는 분양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과거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 공급에서 벗어나 소득계층별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주택을 공공이 신속하게 제공하는 수요자 맞춤형의 부담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으로 포괄적 개념의 신조어다. 왜냐하면 보금자리주택에는 기존의 공공임대주택(10년), 국민임대주택(30년) 이외에도 20년 가까이 공급이 중단됐던 영구임대주택이나 새로운 개념의 장기전세주택(20년), 그리고 적정 규모 이하의 공공분양 주택까지도 포함돼 그동안의 임대주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들로 하여금 보금자리주택에 거부감 없이 입주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한편 민간주택건설 업계는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민간분양이 위축된다는 불만과 함께 그린벨트를 풀어 마련한 보금자리지구 내, 보다 많은 민영아파트 용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은 저렴하고 양질의 주택을 저소득층 등 주거생활 취약계층에 제공하기 위해 훼손된 GB를 활용하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이는 도심 인근에 질 좋고 값싼 공공주택을 공급해 서민 주거안정 및 무주택 저소득층의 자가보유 촉진 등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쩌면 얼마간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민간시장에 약간의 충격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궁극적으로는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클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많이 공급되면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민간분양주택의 가격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바로 이것이 보금자리주택의 정책목표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도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반드시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향후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민간건설업계도 앞으로는 투기적 수요보다는 실수요층을 타깃으로 하는 주택건설사업이 주가 되도록 사업방향 전환이 요구된다. 물론 공공 부문에서도 가능하다면 민간과 중복되는 기능을 일부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간건설업계도 나름의 자구 노력과 함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의 '집은 짓기만 하면 팔린다'는 안일한 생각(공급자위주시장의 환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수요자 중심에 서서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 새로운 용도 개발 등 특색ㆍ개성이 있는 주택상품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는 아마도 아파트 건물 한 채(棟) 안에서 각 주택이 모두 다른 내부설계나 인테리어를 요구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체질개선 및 시장 다변화,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 부응해 틈새시장(niche market)을 찾는 등 보다 적극적인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공급자 위주시장서 탈피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의 역할 강화 및 공공과 민간이 상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금자리주택에 따른 주택가격 안정은 정부 주택정책의 중요한 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서울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12.64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우리나라는 소득에 비해 집값이 지나치게 비싸다. 평생 내 집 마련이라는 꿈도 꾸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집값이 지나치게 비싸지만 않다면 조금 더 노력해 우리 가족이 살 공간을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자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