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아픔 딛고 일어선 KT·SKT

#1. 2004년 KT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우즈베키스탄 이동통신 자회사 대우유니텔(우즈벡이동통신)을 인수하려다 포기하고 말았다. 대우유니텔은 2003년 우즈벡 이통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업체. 하지만 실크웨이홀딩사라는 회사는 대우유니텔을 7,500만달러에 사들여서 2006년 러시아 이동통신업체 빔펠콤에 2억달러에 되팔았다. 차익금은 1억2,500만달러. #2. 1997년 SK텔레콤은 브라질에서 남미에서 세번째로 시장 규모가 큰 3번 지역(리오데자네이로ㆍ에스피리토)의 이동통신사업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98년 이 사업권을 매각했다. 이후 브라질 이통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이 사업권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최근 통신업체들의 화두는 해외 진출이다. KT는 우즈벡의 유선통신사업자 이스트텔레콤의 지분 51%와 와이맥스 사업자인 수퍼아이맥스의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과거 이루지 못했던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 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브라질에서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베트남ㆍ중국을 비롯, 특히 미국에서 이통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의 해외 진출소식에도 마음 한편이 허전한 것은 일찍부터 지금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면 국내 통신업계가 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보다 과감한 선택을 했더라면 오늘의 KT나 SK텔레콤은 싱텔이나 보다폰에 버금가는 업체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내 유무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400만명을 넘어선데다 이동전화 가입자 수도 4,200만명을 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유무선 통신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내야만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했던가. 성장 가능성을 포착하고 리스크를 따지며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면 못할 일도 없다. 글로벌 사업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의 말이, 세계 곳곳에 제2ㆍ제3의 NTC를 만들겠다는 남중수 KT 사장의 공언이 현실화로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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