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주열 "한국 경제, 신흥국과 차별화… 미국 금리 올려도 충격 덜할 것"

■ 금통위 기준금리 1.5% 동결

석달간 외인자금 10조 빠졌지만 2013년 '긴축발작' 때보다 적어

中리스크 등과 맞물릴 땐 충격파… 모든 가능성 대비 시나리오 마련

국내 소비·투자 완만한 회복세… 올 성장 2%초반대 하락 안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6~17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우리는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브리핑에서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예고된 이벤트로 시장에 선반영 됐고 속도도 점진적일 것으로 보이는데다 우리는 경상흑자, 외환보유액 등 외환건전성이 양호해 충격이 다른 신흥국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신흥국이 미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 경기 둔화로 휘청이고 있지만 우리는 그 영향이 덜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최근 3개월간 국내에서 10조원의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라며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때보다도 규모와 강도가 약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우리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홍역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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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총재는 "미 금리인상이 중국 경제 불안, 국제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등 다른 리스크와 맞물리면 우리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1.5%로 동결했다.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발 경기위축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를 내린 후 3개월 연속 만장일치 동결이다. FOMC, 중국 경기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는 오히려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가계부채도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도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출이 부진하지만 소비와 투자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에 전망했던 성장경로(올 2.8% 성장)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 성장률이 일부의 전망처럼 2%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노무라와 모건스탠리는 올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 2.3%로 낮췄다.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연내, 이르면 오는 10월 추가 금리인하 베팅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은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 총재는 "올 성장 전망치 2.8%에 미달할 것으로 보이는 경우 통화정책으로 대응할지 여부를 이탈 정도, 그때 상황 등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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