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차 부산을 찾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숙소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16일 특별기를 이용해 부산을 찾은 부시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 전체 숙소가 있는 부산시내 모 호텔의 이른바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객실은 일반객실의 10개를 합쳐놓은 크기인 91.6평에 달하며 14억원을 들여 완전히 새 단장한 초호화 객실이다.
이 방을 위해 곳곳에 비치한 꽃장식만도 200만원어치가 넘는다. 영국 황실 브랜드인 ‘제인 패커’(Jane Packer)에서 직접 담당했다. 침실과 거실 등에는 주한 미대사관 등의 도움으로 구한 부시 대통령의 가족 사진이 걸려 있다. 객지에 있지만 자기집 같은 편안함을 내기 위한 소품인 셈이다.
객실 한켠에는 100만원을 들여 특별 제작한 방명록이 놓여 있다. A3지 크기의 방명록 겉면은 한국미를 느낄 수 있는 비단 느낌의 불그스럼한 금빛을 띠는 실크천으로 제작됐고, 안쪽은 번짐을 막기 위한 특수용지로 채워져 있다. 부시 대통령의 친필 방명록은 APEC 정상회의가 끝나면 액자화 돼 일반에도 공개된 뒤 호텔에 영구 보존될 예정이다.
객실 요소요소에는 우리나라 전통 민예품과 호롱불 등의 고가구와 각종 그림 등을 비치해 마치 미술관을 옮겨놓은 것과 같다고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유명 화랑의 전문가들이 투입됐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벽지도 우리 전통의 한지 느낌을 주도록 했고 침구와 카펫 등에는 부채 등의 전통문양을 넣어 한국미를 최대한 살렸다.
일반 객실 크기만한 욕실은 전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특수 제작된 마사지와 컬러테라피 기능이 있는 욕조가 준비돼 있다.
호텔측은 부시 대통령 부부를 위해 국내 최고 가격인 30만원짜리의 찻잔세트를 준비해 놨다. 6개가 한 세트인 이 찻잔은 뚜껑에 사슴모양을 직접 조각해 만든 것으로 전체적으로 백금으로 도금되어 있다. 평소 이 객실의 가격은 약 550만원이다.
테러에 대한 극도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탓인지 미국 대표단은 이 호텔 전체를 전세 내다시피 했으며 미국에서 건너온 수백명의 자체 경호인력 외에도 우리 경찰과 군에서 2중, 3중으로 철통같은 경비를 서고 있어 호텔 자체가 일종의 ‘요새’와도 같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런 철저하고도 호화로운 준비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실제로 이 호텔에 묵고 있는 지는 전혀 확인이 안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