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계금융시장 안정세에 리스크투자 재개

펀더멘털 견고하고 큰손 거래할 우량종목 많아<br>美증시 바닥론 나오며 한국 투자적기 판단한듯<br>원화 강세·中보다 낮은 경제성장률등은 걸림돌


지구촌 금융시장을 강타한 신용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큰손들이 리스크(위험감수) 투자를 재개하면서 한국물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가 건실한데다 이머징마켓 가운데 큰손들이 거래할 우량 종목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경제가 금융위기에서 탈출하면서 우선적으로 한국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해 6월부터 이어온 순매도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고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한국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Buy Korea)’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석좌교수는 “외국인의 한국증시 이탈은 한국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일부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미국증시의 바닥론이 일고 있는 현 시점을 한국 투자의 적기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조달러를 운용하는 캘리포니아 소재 캐피털펀드가 최근 한국 투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한국지점 전무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30%에서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안정되고 있어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머징마켓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워낙 높고 글로벌 펀드의 한국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이 아직까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외국인의 U턴이 본격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감소, 중국 등 다른 이머징마켓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률, 높은 금리수준 등이 한국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큰손들은 한국 투자시 한국시장과 특정 종목을 어떻게 보는가 못지않게 이머징마켓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중요시한다. 전세계 차원의 투자 포토폴리오를 짜는 데서 한국의 투자비중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메릴린치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담고 있어 외국인의 한국 투자 확대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메릴린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머징마켓과 리스트 투자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개선됐다. 우선 증시 상승의 강한 원동력이 되는 글로벌 유동성이 다소 풀리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신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현찰 보유 비중은 낮아지고 지금 주식을 사야 할 때라는 낙관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증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글로벌 유동성 비중은 크게 늘어난 반면 해당국 증시 수요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유동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2월 9%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32%로 급증했다. 반면 해당국 증시 수요라는 응답은 62%에서 52%로 하락했다. 해당국보다는 해외 요인의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글로벌 투자가들이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겠다는 펀드매니저도 4월 13%에서 5%로 감소했다. 반면 보유자산 중 현찰 비중은 4.9%에서 4.1%로 줄었다. 특히 현찰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비율이 16%에서 25%로 늘어났다. 특히 글로벌 투자가가 선호하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비중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러시아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그동안 줄곧 70%를 넘다가 지난달 무려 83%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들어 67%로 뚝 떨어졌다. 브라질의 경우 3월까지 70%를 넘었다가 4월 67%에 이어 5월에는 48%로 감소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한국물 중개를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강헌구 법인장은 “베어스턴스 구제금융 이후 한국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장기 투자형인 연기금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률 변화에 민감한 헤지펀드들이 발 빠르게 한국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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