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내수 쇼크] "세일에도 안팔려…" 車·가전 '얼음장'

현대차 판매실적 32% 줄고 GM대우는 절반 '뚝'<br>가전업계도 TV등 매출 부진에 대대적 판촉 나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내수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경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가전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대대적인 세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저조하자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한달간 고작 1,600대밖에 못 팔았어요.” 1일 쌍용자동차의 한 직원은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지난 11월 내수판매 대수가 고작 1,632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한달 전보다는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고 지난해 11월에 비해서는 3분의1로 줄어든 실적이다. 수입차 가운데 혼다의 한달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있는 쌍용차의 지난달 실적이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내수판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내 업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자동차와 같이 덩치가 큰 제품은 물론이고 가전제품도 20% 이상 할인을 해도 판매는 저조한 실정이다. ◇자동차업계 타격 가장 커=국내 산업계 가운데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충격이 가장 큰 곳은 자동차업계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기전망에 소비자들이 감히 차를 바꿀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어 구입하려 해도 신용경색에 캐피털업체들의 위축이 심화되면서 할부구입마저 대폭 줄어들어 마음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는 지난달 완성차 업체들의 초라한 성적표에 그대로 나타난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이 3만5,902대로 전월 대비 31.9%나 줄었고 기아차도 2만6,145대로 22.7%가 감소했다. GM대우 역시 지난달 4,537대 판매에 그쳐 전월 대비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르노삼성은 6,001대를 판매, 10월보다 내수 실적이 19.2% 줄었다. 해외시장에 이어 내수 판매도 급격하게 줄어들자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한대의 차라도 더 팔기 위해 자동차 업체들은 온갖 ‘당근’들을 제시하고 있다. 수백만원대의 ‘대박 세일’은 물론 취득ㆍ등록세 지원, 심지어 자사 주주에게는 차 가격을 추가로 할인해주는 특이한 이벤트까지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이미 굳게 닫혀 버린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이달 들어 정상적인 공장 가동을 포기했다. 공장 가동을 줄임으로써 재고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계산이다. 현대차가 지난달 울산 2공장의 특근을 중단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전공장의 작업과 특근을 없애는 방법으로 본격적인 감산에 돌입했다. 특히 싼타페와 베라크루즈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2공장의 경우 주말 특근과 잔업뿐 아니라 정상근무 시간(8시간)도 줄여 주ㆍ야간조가 각각 4시간만 근무하기로 했다. GM대우와 르노삼성ㆍ쌍용차 등도 이달 하순부터는 사실상 전공장의 생산 라인이 대부분 서게 된다. 쌍용차는 17일, GM대우는 22일, 르노삼성은 24일부터 각각 7~14일간 전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방불케 하는 시장 상황이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소비 촉진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전 20% 이상 할인에도 안 팔려 울상=가전업체들도 할인판매 등을 통해 수요를 살려보려고 하지만 최근 들어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교체의 필요성이 비교적 덜한 평판TV 부문의 수요감소폭이 큰 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10~11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TV판매량이 5%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냉장고ㆍ세탁기 등 다른 제품들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가전업체들은 연말을 맞아 할인판매 또는 상품권 증정 등의 판촉행사에 돌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를 구입할 경우 10만원 상당의 찬기세트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할인판매 행사를 벌인 데 이어 온라인 이벤트 등 연말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판매현장의 상황도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용산전자 상가와 강변 테크노마트 등 대형 가전 유통매장들은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가전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의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또 젊은 층의 수요가 많아 비교적 불황을 덜 타는 것으로 알려진 컴퓨터ㆍ휴대폰 등의 판매도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또 출고가에서 20% 이상 할인된 가격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있는 수요층조차 연말 대폭적인 추가 할인 판매를 예상하고 구입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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