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을 휩쓸고 있는 신용 위기로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석유 부국인 두바이도 신용도가 급락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고 1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5년 만기 두바이 국채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최근 2.2%까지 치솟아 지난 6월에 비해 2배나 급등했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에서 부도위험을 떼어내 따로 거래하는 상품으로 낮을 수록 부도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랍에미리트(UAE)내 다른 토호국인 아부다비 국채의 CDS프리미엄이 같은 기간 0.7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바이의 신용도 추락은 더욱 두드러진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두바이가 서구의 신용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두바이 증권거래소에서 부동산지수는 지난 6월 이후 31%나 폭락했다. 두바이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영국과 미국, 일본은 경기 침체로 고통을 겪으면서 경쟁적으로 두바이에 자금을 대줬던 각국 은행들은 서둘러 대출을 죄고 있다.
부동산 관련 통계가 주먹구구인 것도 신뢰를 잃게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 아티아 애널리스트는 "두바이는 부동산 관련 데이터가 특히 부족하다"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될지 알고 싶다"면서 면서 2010년에 부동산 가격이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의 평가에 따르면 과도한 차입으로 인구 200만에 불과한 두바이의 디폴트를 막기 위한 비용이 인구가 6,000만이 넘는 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많고, 두바이의 위험도는 남미의 콜롬비아보다 높게 나타났다.
두바이의 위기는 부동산 개발에 지나치게 집중한데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메릴린치의 터커 햄저글루 애널리스트는 "부존 석유자원은 부족한데 비해 지나친 부동산 개발로 인한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석유산업이 두바이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