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대만을 방문한 장즈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사무실 주임(장관급)이 마지막 날 일정을 취소하고 서둘러 귀국했다.
장 주임은 당초 28일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본거지인 가오슝 어촌과 타이중시 전통가옥, 징화현 종교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대표단 방문에 항의하는 진보단체 등의 시위를 우려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27일 장 주임이 대만 대륙위원회 왕위치 주임위원(장관급)과 티타임 형태의 비공식 회동을 위해 가오슝 선셋비치리조트에 도착하자 한 남성이 흰색 페인트 봉지를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6일에는 원주민마을 진입로에서 대만학생운동 단체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장 주임의 마지막 일정이던 징화현 종교시설에서는 시위대와 지지단체·경찰 간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대만 진보단체와 대학생들은 '일체제 일국가'의 대만독립론을 주장하며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정 등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WSJ에 따르면 장 주임의 이번 방문일정 동안 양안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양측은 언론매체 상호 상주, 중국 관광객의 대만 중간기착 허용, 대만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가입을 중국이 지지하는 문제 등에 대해 공동 연구한다는 원론적 의견접근만 이뤘다. 다만 양안 대표기구 성격을 가진 준정부기구의 상호 사무처 설치 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당국 간 직접대화를 정례화한 점은 성과로 평가된다. 관심을 끌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 문제는 이번 2차 장관급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