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박스권 탈피' 실적·금리인하에 달렸다

전문가 "2분기후 기업이익 증가땐 반등장 복귀" <br>한·미 금리 내리면 증시로 자금 대거유입 기대<br>일부선 "해외변수많아 단기추세전환 쉽잖을듯"


국내 증시가 2주 넘게 1,700대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뉴욕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장 중 한때 1% 넘게 올랐다가 프로그램 순매도로 상승폭이 줄어드는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루한 현 장세를 돌파하려면 기업들의 뚜렷한 실적 증가세와 금리인하 효과에 따른 유동성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실적과 금리가 반등장 좌우=국내 증시가 미국만을 바라보는 ‘천수답’ 장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반등장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한 실적개선 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으로선 2ㆍ4분기 실적이 관건이다. LG전자ㆍLG디스플레이ㆍ포스코 등이 1ㆍ4분기 호전된 실적을 보였지만 이는 오히려 차익실현의 기회가 됐다. 전문가들은 올 1ㆍ4분기 실적은 이미 ‘과거형’인 만큼 2ㆍ4분기 이후 이익증가세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하고 있다. 양해정 대신증권 투자공학팀장은 “기업이익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과 달리 기업이익 추정치 변동성도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대외요인에 따른 주가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계속되는 기업이익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디스플레이ㆍ해운ㆍ가전부품 업종 등이 2ㆍ4분기 실적개선세가 돋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1ㆍ4분기 실적의 의미는 반등장의 기대를 갖고 있는 2ㆍ4분기의 이익증가세 측정을 위한 잣대로 보면 된다”며 “본격 랠리가 온다면 이들 업종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인하 여부 역시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보여줄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 당국이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보다 경기에 맞추려는 의지를 잇따라 드러내면서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황도 연출됐다. 금리인하는 곧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을 불러오고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을 낮추는 효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총 3번의 금리인하가 모두 주식시장에 우호적 변수로 작용했다”며 “ITㆍ자동차 업종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금리인하까지 단행될 경우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간 추세 복귀는 어려울 듯=그러나 기업실적과 금리인하가 단행된다고 해도 본격 반등장 복귀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반응이 우세하다. 이날 미국 증시의 강세로 견조하게 유지됐던 상승세가 프로그램 매물 출현으로 장 막판 맥 없이 주저앉은 것이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철저히 미국에 연동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기관 역시 ‘실탄 부족’으로 변변한 매수세를 보이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나마 현 국내 장세의 바로미터 격인 미국 증시 역시 개별기업의 실적에 따라 하루하루 ‘연명하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일부 국내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건 그간의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이중고 아래서 증시 상승탄력이 당장 크게 높아지길 기대하긴 어렵다”며 “2ㆍ4분기 이후 실적전망을 바탕으로 보수적인 종목별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 고점을 넘보기 위해서는 미국경제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돼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당장은 1,800선을 앞두고 주식 비중을 줄이는 전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조정을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게 효율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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