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괴상해 보이는 흑41

제4보(39~58)




흑39는 역시 다소 안일한 수였다. 백이 40에 선착해서는 흐름이 백에게 유망하다. 검토실의 김승준은 흑39로 과감한 구상을 했어야 했다면서 참고도1의 흑1 이하 9를 추천했다. 흑돌 5점을 사석으로 하여 하변 일대에 웅장한 세력권을 만드는 고급의 작전. 복기때 여러 기사들의 갈채를 받았다. 흑41은 얼핏 보기에 괴상한 응수 같지만 지금은 매우 유력한 착상이다. 백이 53의 자리에 보강하면 42의 자리에 벌리겠다는 것인데 그 의도를 간파한 윤준상은 42의 자리를 선점해 버렸다. 이렇게 되면 흑43의 침입은 기세상 너무도 당연하다. 이세돌은 특히 기세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윤준상은 우변을 외면하고 백44 이하 48로 하변에 근거를 마련했다. 흑49는 아마추어들이 기억해둘 만한 행마의 요령. 무심코 참고도2의 흑1에 붙여나가기 쉽지만 그것은 하지하책이다. 백2 이하 8까지 되고 나면 흑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다. 백56, 58은 기교적인 수순. "백이 우변까지 무난히 수습할 것 같습니다. 일단 백의 호조로 보입니다."(김승준) 포항에서 제2국을 지고 난 윤준상은 기자들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세 판을 다 이기면 되는 거 아닙니까." 3연승을 하면 국수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의 얘기를 전해들은 서봉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어하면 더할 나위 없죠. 우선은 1승이라도 건지는 게 급선무일 겁니다. 3대0으로 진다면 너무 비참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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