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늘어만 가는 과다채무가구

■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br>작년 9.9%로 전년比 2%P↑… 가계대출 절반 내년까지 만기<br>"상환부담 더욱 커질 것" 전망


소득의 40% 이상을 대출의 원금과 이자로 납부하는 소위 한계가구(과다채무가구)가 늘고 있다. 더욱이 올해와 내년에는 가계의 담보대출 만기가 46.1%나 돼 이들 가구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를 보유한 가구 가운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률(DSR)이 40%를 초과한 과다채무가구가 9.9%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7.8%)보다 2.1%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과다채무가구 가운데 소득이 하위 20~40%인 2분위가 1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3분위(소득 40~60%) 과다채무가구도 10.5%나 됐다. 소득이 많지 않은 중ㆍ하위층 가운데 100명 중 11~12명은 소득으로 대출의 원금과 이자 갚기에도 급급하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소득이 낮을수록 원리금의 상환부담도 높다. 소득이 하위 20% 이하인 1분위의 원리금 상환부담률은 20%에서 22.1%로 2.1%포인트 급증했고 2분위 역시 14.4%에서 17.6%로 늘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 이내인 가구는 원리금 상환부담률이 9.2%에서 9%로 감소했다. 모든 가구의 원리금 상환부담률은 11.4%에서 12.9%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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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계담보대출의 만기가 올해와 내년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과다채무가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가계담보대출 만기가 올해와 내년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는 25.6%의 가계담보대출이 만기가 도래하거나 거치기간이 종료된다. 가계대출의 4분의1이 올해부터는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20.5%로 소폭 낮아지지만 2012년과 2013년에는 전체 가계대출의 46.1%가 본격적으로 상환에 들어가는 셈이다. 한은도 "올해와 내년 중에 전체 담보대출의 절반가량이 만기가 도래하거나 거치기간이 종료되는데 이는 앞으로 가계의 원금 상환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계의 대출구조가 은행 대출이 줄고 제2금융이나 비제도권 대출이 늘면서 '대출의 질'도 나빠졌다. 은행 대출 비중은 2010년 66.1%에서 63.6%로 감소한 반면 제2금융권 대출은 26.5%에서 28.9%로, 비제도권 대출은 7.3%에서 7.5%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계대출을 옥죄자 가계는 제2금융권으로 대출을 빠르게 갈아탔다는 뜻이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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