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모바일 1인 사장' 꿈이 현실로

[스마트폰 빅뱅 삶을 바꾼다] <중><br>美 푸센잭 형제 99센트짜리 게임앱 개발 300만弗 돈방석에 올라<br>스마트폰 앱시장 규모 2015년 320억弗 예상



지난 3월 개강한 SK텔레콤의 모바일 앱 개발센터 T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한동안은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못 잤어요. 바쁘기도 했지만 가슴이 뛰어 자다가도 눈이 뜨이더라고요." 서울 노원구의 서울산업대에서 만난 임백호(29) 쏙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대학생의 얼굴과 사업가의 얼굴을 번갈아 내보였다. 지난 2003년 서울산업대에 입학한 임 대표는 지난해 '청년 벤처' 쏙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미국에서 소셜뉴스 웹사이트로 유명한 '디그닷컴'을 한국인들에게 맞는 스마트폰 앱으로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로 학내 벤처 경연대회에 도전했다가 장려상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이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이라는 순도 100%의 확신을 얻게 됐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뽑은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 대상 37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창업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 2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밤샘작업을 마다하지 않고 작업해 조만간 첫 성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이용한 앱"이라고 귀띔했다. 임 대표뿐이 아니다. 청년실업에 시달리는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에서 꿈을 찾아나가고 있다. 고등학생인 유주완씨는 '서울버스' 앱을 통해 앱 개발업계의 최연소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만든 서울버스 앱은 버스노선 검색은 물론이고 해당 버스가 지금 어디쯤 와 있으며 언제쯤 도착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숭실대 07학번인 이승운씨는 '숭실대학교' 앱을 만들어 학교에 기여했다. 숭실대 앱은 학교 홈페이지와 연동해 공지사항, 학내외 주요 시설물 및 맛집 정보 등을 제공하며 도서관 열람실의 빈자리 현황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라며 "아직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벤처를 창업해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이들은 유료 앱 개발로 큰돈을 벌지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앱 대박' 사례가 간간히 소개되고 있다. 일례로 노트북 컴퓨터 하나로 '두들점프'라는 99센트짜리 게임 앱을 만든 이고르 푸센잭, 마르코 푸센잭 형제는 470만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며 300만달러(약 36억7,000만원) 넘게 벌어들였다. 30~60달러짜리 게임을 파는 소니나 닌텐도가 경계에 나섰다는 미 언론의 표현도 과언이 아닐 만한 성공신화다. 애플 앱스토어는 2008년 7월 500개의 앱으로 시작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앱스토어 전문 분석 사이트인 148앱스(148Apps.biz)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앱스토어에 업로드된 앱 갯수는 22만개, 총 다운로드 횟수는 50억회가 넘는다. 이들 앱의 평균 가격은 3.1달러다. 가장 인기 있는 앱 종류는 도서류ㆍ게임ㆍ엔터테인먼트ㆍ교육ㆍ여행 순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주니퍼리서치는 지난해 100억달러 규모였던 스마트폰 앱 시장의 수익이 오는 2015년 320억달러로 세 배 이상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앱 시장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SK텔레콤의 'T스토어'는 최근 다운로드 건수 1,000만건을 넘겼다. T스토어 개설 6개월 만인 3월 500만건을 돌파한 후 성장속도가 두 배는 빨라졌다는 이야기다. 현재 T스토어의 회원 수는 120만명가량으로 가입자 한 명당 평균 8.3건의 앱을 다운받았다. T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4만여개다. 2년 내에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3~4배로 불어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을 감안하면 앱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4월 전국 11개 대학을 '앱 창작터'로 지정했다. 앱 창작터는 앱 개발 관련교육을 무료로 지원하며 올해에만도 600여명의 앱 개발자에게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앱 창작터를 전국 50곳으로 확대해 오는 2012년까지 1만명의 앱 개발자를 배출, 모바일 1인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우수 교육생은 SK텔레콤의 T아카데미 등 이동통신사의 전문개발자 교육과정으로 연계돼 최고 전문가로 키워진다. 서울시도 5월 삼성전자ㆍSK텔레콤과 공공정보를 활용한 앱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3개 기관은 ▦공공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폰 앱 개발 ▦모바일 바코드를 이용한 서울시 공공정보 서비스 개발 ▦청년 일자리 창출과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서울앱개발센터 구축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KT와도 스마트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 앱개발센터와 KT의 '에코노베이션센터' 간 협력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와 1인 기업을 육성하고 우수 모바일 콘텐츠를 공동 발굴할 계획이다.
단말기·이통업체 '앱 개발자' 양성 적극

"콘텐츠가 다양해야 스마트폰 시장 쑥쑥 큰다"
KT·SKT·삼성SDS등 아카데미개설 체계적 지원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 및 이동통신사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앱 콘텐츠가 다양해야 스마트폰 시장 규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최근 개방형 모바일 앱 개발자 지원을 위한 '에코노베이션(Econovation) 제1센터'를 개관했다.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에코노베이션센터에는 개발자들의 세미나 및 교육 공간,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공간, 자료실, 휴게실 등이 갖춰져 있다. KT가 앱 개발자를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 사례도 있다. 모바일 앱 개발업체인 다이시스가 아이폰용 앱인 '공연정보'를 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지난 3월 다이시스는 연극ㆍ뮤지컬ㆍ콘서트 등 각종 공연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기 위해 앱 개발에 착수한 상태였다. 하지만 관련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KT에 지원을 요청해 '티켓링크'와 손을 잡게 된 것. 5월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공연정보'는 출시 일주일 동안 국내 무료 다운로드 2위, 카테고리(라이프스타일) 1위를 기록했고 현재 총 8만건의 다운로드 실적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소프트웨어 사관학교'인 T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3월 첫 학기를 시작했으며 단기부터 10주 과정까지 총 10여개의 강좌가 동시에 진행된다. SK텔레콤 서울대 연구동 2층에 있으며 총 190평 규모에 정보기술(IT) 도서관 및 교육개발연구실, 130명의 동시교육이 가능한 5개 강의실을 보유하고 있다. 우수한 성적으로 T아카데미 교육과정을 수료한 수강생에게는 장학금 지급과 함께 공식 인증서를 발급해 SK텔레콤 관계사 및 협력사에 대한 취업 지원과 연계할 예정이다. 우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사업성을 검토한 후 서비스 상용화도 지원한다. 이밖에 삼성SDS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인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는 5월 모바일 앱 개발 전문과정인 '삼성SDS 모바일 아카데미'가 개설됐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 개발 기본과정 접수가 수강신청 개시 이틀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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