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금융권 구제금융 받기 경쟁 치열

최소 110개 은행, 재무부에 1,700억弗 요청… 더 늘어날 가능성<br>정부 지원결정, 은행 M&A구도에 영향줄 듯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미국 월가 금융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지(WP)는 미국 은행들의 신청 현황을 자체 집계한 결과, 지난 주말까지 미국 은행 최소 110곳이 미 재무부에 1,7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P는 금요일 마감 시한을 앞두고 정부자금을 원하는 은행들의 신청이 폭증했을 수 있다고 언급, 최종 신청 은행 숫자 및 희망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얼마나 많은 은행이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전국에 걸쳐 수십 개 은행이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재무부의 7,000억 달러 구제 금융안의 1차분인 3,500억 달러 중 은행 부문에 할당된 은행지분 매입 용 2,500억 달러에 관한 것이다. 미 재무부는 은행 할당 자금 중 절반인 1,250억 달러를 이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ㆍ웰스파고ㆍ시티그룹ㆍJP모건체이스 등 9개 대형 은행에 투입했다. 투자자문사 키프 브루예트 앤 우즈에 따르면 현재 62개 미국 은행이 재무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 승인받았거나 사전 승인을 받았으며 이 규모는 총 1,73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은행 48곳은 총 65억 달러의 자본투입을 신청했으나 아직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지난 금요일 헌팅턴 뱅크셰어스, 코메리카, 키코프 등 일부 은행들도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었다. 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은행 간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결정이 은행간 인수ㆍ합병(M&A) 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부실은행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 왔기에 이번 결정으로 정부가 어떤 은행을 살릴지 여부를 사실상 결정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아직 지원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구제금융 금액 870억 달러를 둘러싸고 이를 받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정부에 자금 지원을 신청했으나 따내지 못한 은행들은 감독기관으로부터 승인 도장을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앞으로 은행간 인수합병(M&A) 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미 재무부가 최근 구제금융안 2차분 3,500억 달러를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등 소비자 신용부문에 집중 지원하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한 것도 은행들의 자금 수지를 한층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지원대상에서 빠진 은행들은 미 재무부의 추가 재원으로 부실채권을 처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번 정부의 입장 변경으로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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