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노조 이젠 변해야 한다] 相生의 틀 다시 짜자

"勞使, 파업-강경대응 악순환 끊고 경쟁력강화 힘모아야"

[대기업 노조 이젠 변해야 한다] 相生의 틀 다시 짜자 "勞使, 파업-강경대응 악순환 끊고 경쟁력강화 힘모아야" 지난해 봄 자동차ㆍ전기 등 일본 5대 산업 노조는 스스로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에 따라 일시 보너스를 받겠다고 경영계에 제안했다. 노동계의 제안을 경영계가 대부분 수용하면서 지난해 춘투는 일거에 마무리됐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분규 없이 춘투를 마무리한 일본에서는 과거 갈등과 대립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춘투(春鬪)'가 서로 대화하고 협력한다는 뜻의 '춘담(春談)'으로 변화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 가운데 노동운동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져온 서유럽에서도 노동운동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강성 독일 금속노조의 핵심사업장인 폴크스바겐 노사는 지난해 11월 2005년 임금을 9% 삭감하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노조의 양보는 판매감소로 수익이 줄자 노조가 임금인상보다 일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조조직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국민적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 노조운동도 기아자동차 사태를 계기로 반성과 변화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든 사안을 대립과 투쟁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전체를 바라보는 대승적 자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김훈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의 경우 경영합리화를 위한 생산성 개선, 조직개편 등의 문제는 노사협의를 통해 풀고 있지만 우리는 파업권을 등에 업은 노조가 무조건 단체교섭으로 풀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로자의 이익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두고 회사와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오히려 "투쟁일변도의 극단적 대립을 되풀이하며 제로섬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근로자의 고임금과 복지혜택이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저임금에서 비롯된다는 비난도 노조가 앞서 해결해야 과제다. 대기업의 임금상승이 납품ㆍ협력업체의 무리한 단가인하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수용, 노조 스스로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 늘리기에 동참해야 한다. 한편 노사 상생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계도 자기반성을 통해 기존의 그릇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조를 회사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아닌 문제발생을 억제해야 하는 관리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전근대적인 관점이 변하지 않는 한 노조의 반발을 무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병섭 상지대 교수는 "노조의 요구에 손쉽게 대응하기 위한 금품지원 등 잘못된 기업관행이 여전히 건전한 노동운동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를 강성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정리해고에 대한 두려움과 불투명한 경영관행이라는 점도 경영계가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5-01-26 18:1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