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 지형이 변한다] "2020년까지 亞톱10 은행 2~3개 키운다"

당국 '금융산업 선진화案' 용역보고서 보니

금융산업의 지형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우리의 금융회사들이 어떤 모형을 그릴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뚜렷한 그림이 나와 있지 않다. 정부도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얘기해왔지만 실상 우리 금융산업이 미래에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지는 그리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금융산업의 미래 모형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지난해 나왔다. 바로 금융위원회의 용역에 의해 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등 우리 금융산업의 싱크탱크들이 모여 지난해 2월 만든 '금융산업 중장기 선진화 방안'보고서가 그것. 보고서의 핵심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아시아 선도 금융회사가 나와야 한다는 게 주였다. 세계적으로 대형화가 대세는 아니지만 우리의 경우 아직 금융사들이 절대적으로 몸집이 작다는 논리였다. 보고서는 우선 오는 2020년까지 내 아시아 톱10에 들어가는 은행을 2~3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소 2015년까지 국내 은행 중 한 곳이 아시아 톱10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 이 경우 국내 은행은 1~2개의 글로벌 지향형 대형은행과 3~4개의 국내 시장 중심 중형은행, 다수의 지역은행 체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해외 은행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M&A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KB금융지주를 비롯한 우리의 대형 금융회사에까지 인수 제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보고서는 증권사에 대해서도 대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2015년까지 아시아 선도 투자은행을 만들고 2020년에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이 탄생하도록 하는 것이 뼈대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대형사는 자발적 합병과 자본확충을, 중소형사는 전문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중 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위한 법개정 작업에 따라 내년 중에는 우리나라에도 대형 IB가 나오게 된다. 자산운용사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하되 해외 자회사를 설립해 대형화, 글로벌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도 2020년에는 아시아 3대, 글로벌 15대 보험사가 나오게 하는 게 목표로 성정됐다. 대형사는 신흥시장에서 M&A를 시도해 중장기적으로는 보험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비은행권은 가장 변화가 컸다. 농협ㆍ수협ㆍ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의 경우 1기초단체당 1조합의 원칙 아래 조합 간 합병을 주문해 대대적인 통폐합을 예고했다. 저축은행은 중앙회를 중심으로 부실사를 구조조정하되 부실 저축은행의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은행 등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는 금융사들의 신규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여신전문금융업은 '소비자금융업'을 신설해 현행 할부금융ㆍ리스ㆍ신기술사업금융과 함께 묶어 종합여신금융업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당국이 내놓은 금융선진화 비전은 글로벌화와 대형화가 핵심 내용이었다"며 "경쟁력을 갖춘 금융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M&A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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