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하반기 대기업 면접 가이드

"회사에 대한 애정·끈기·배짱 보여줘라" <br>삼성전자-전공지식 활용 프레젠테이션<br>LG전자-집단토론·100초 스피치 포함<br>현대차-"영어단어 5개로 영작해보라"



“우리 회사에서 출시된 제품은 만원 짜리인데 같은 시기에 출시된 경쟁사 제품은 8,000원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우리 회사 제품을 팔 것인가?”(동아제약) “만일 지금 치아가 무척 아파서 치과에 왔는데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회사로 가봐야 한다. 어떻게 하겠는가?”(위니아만도)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활발해지면서 면접 형태와 질문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원자의 전공지식과 직무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은 물론 조직생활에 대한 적응력,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등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강승하 롯데카드 인사팀장은 “면접을 하다보면 지원자들이 질의응답이나 토론면접에서 과거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지만 직무에 대한 인내심이나 조직에 대한 애착은 과거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따라서 직무능력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인성, 즉 커뮤니케이션 예절과 끈기ㆍ배짱 같은 것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달부터 입사지원서 접수에 들어가기 시작한 주요 기업들은 이달부터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면접전략을 세워둘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하반기 취업에 성공하고 싶은 구직자라면 지금부터라도 지원하는 회사에 맞춰 철저히 맞춤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면접기술만 터득해서는 안되고 인성과 회사에 대한 애정,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크루트의 도움을 받아 올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면접방식과 대처방법을 살펴본다. ◇삼성전자= 지난 1일부터 채용에 들어갔는데 오는 21일께 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르고 10월 말 이후부터 면접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원자의 기본 전공지식과 직무에 대한 열정을 평가하기 위해 임원면접, 프레젠테이션면접, 집단토론면접, 영어회화면접 등 다양한 면접을 실시한다. 프레젠테이션면접에서는 주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고 그 상황에서 전공지식을 활용해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 지를 제시하게 한다. 가령 “휴대전화의 안테나가 불편해서 안으로 집어넣고 싶은데 안으로 집어넣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제시하라”는 식이다. 집단토론면접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주제 가운데 찬반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내용이 주어진다. ◇현대자동차= 11월 초쯤 면접전형을 진행할 예정인데 그 형태는 크게 임원면접과 실무진면접으로 나뉜다. 실무진면접에서는 문제를 정확히 분석하고 해결을 도출하는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시도하려는 의지, 상대방을 포용하는 논리력 등이 주로 평가된다. 직무별로 면접방식이 약간씩 다른데 일반사무ㆍ영업부문은 집단토론으로 진행된다. 집단토론면접의 주제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평가’ ‘스크린쿼터제 도입 찬반’ 등과 같은 시사현안이나 경제관련 이슈에 대한 것이 주어진다. 지원자의 가치관ㆍ품성 등을 평가하는 임원면접에는 지원자의 자기PR 능력을 평가하는 ‘100초 스피치’가 있는데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면접관들에게 자신을 알리면 된다. ◇LG전자= 지난해부터 면접을 직무면접과 인성면접 2단계로 세분화했다. 올 하반기 면접은 11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무면접은 2인1조로 60분간 진행되며 해당 실무진들이 구체적 비즈니스 사례에 대한 지원자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문제해결능력과 어학능력 등을 심층적으로 평가한다. 면접 질문은 지원자의 전공지식 및 직무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주제로 주어지는데 지원분야에 따라 면접 주제에 차이가 있다. 가령 IR직의 경우 “현재 시장환경과 향후 시장을 고려해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투자할 것을 권할 것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등과 같은 식이다. 영어 단어 5개를 주고 영작을 주문하는 것은 LG의 대표적인 영어면접 중 하나다. 창의성과 순발력, 영어실력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 집단토론 형태의 임원면접과 역량면접으로 나눠 진행된다. 집단토론 형태의 임원면접은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진행되는 역량면접은 CJ 채용과정의 핵심으로 면접관 2명이 응시자 1명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낸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과장ㆍ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잘 보이기 위해 모범답안을 제시하다가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질문 속에서 거짓이 드러나기 때문에 솔직하고 정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같은 역량면접은 지원자가 과거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아내서 지원자의 미래 성과를 예측하고 평가하는 게 목적이다. ◇기업은행= 7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한 기업은행은 면접전형을 이달 중순 경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실무자면접에서는 지원자 1명에 대해 면접관 3~5명이 돌아가면서 질문하는 역량면접이 20여분간 진행된다. 주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했는가” “학생 시절에 꿈은 무엇이었고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등 지원자의 경험에 관한 질문이 주어지는데 자신의 과거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2박3일간 진행되는 합숙평가에서 실시하는 집단 찬반토론에서는 주로 “자본시장법 도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학원 진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과 같은 상식적이고 무난한 주제들이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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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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