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즌 첫승은 또 다음에…

박희정 마지막 홀 버디 놓쳐 장정과 2위에<BR>김초롱 4위·김주미 5위등 한국낭자 6명 톱 10<BR>19세 美 크리머 사상 2번째로 최연소 우승


아쉬운 승부였다. 71홀까지 부풀었던 한국선수의 시즌 첫 우승 기대가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아깝게 허물어지고 말았다. 23일 미국 뉴욕주 뉴로셀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ㆍ6,161야드)의 파5 18번홀. 합계 5언더파 공동선두로 팽팽하게 맞선 박희정(25ㆍCJ)과 폴라 크리머(19ㆍ미국)의 세컨드 샷이 나란히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떨어졌다. 핀까지 거리는 크리머가 25m, 박희정이 50m 가량 됐지만 크리머는 벙커를 넘겨야 하는 까다로운 지점. 먼저 친 박희정의 어프로치 샷이 조금 짧아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진 뒤 홀까지 12m 정도 못 미쳐 멈췄고 크리머도 4.5m의 만만치 않은 거리를 남겼다. 하지만 박희정의 버디 퍼트가 홀 왼쪽을 살짝 지나친 반면 크리머의 버디 퍼트는 홀 앞에 멈추는 듯싶다가 야속하게도 컵 속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섰던 미국 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의 ‘우승 문’이 덜컹 닫히는 순간이었다. 최종일 단독선두 김초롱에 김주미, 박희정이 1타차 공동2위로 출발했기에 팬들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특히 2002년 이 대회 챔피언 박희정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진한 안타까움을 남겼다. 직전인 17번홀(파4)에서 100야드 안쪽의 어프로치 샷을 홀에 바짝 붙여 버디를 낚으며 상승세를 탔기 때문. 최근 다친 손목 탓에 비 젖은 러프에서 자신 있게 볼을 채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그러나 박희정은 올해 10개 대회에서 5차례 ‘톱10’에 입상하며 한국선수 중 가장 꾸준한 샷 감각을 과시했다. 이날 이븐파를 쳐 최종성적은 5언더파 279타. 이날만 4타를 줄이며 먼저 합계 5언더파 공동선두로 라운드를 마친 장정(25)도 생애 첫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장정은 마지막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으며 분전을 펼쳤지만 1타가 모자라 박희정과 함께 공동 준우승에 그쳤다. 사흘 내리 선두를 달렸던 김초롱(21)은 2오버파 73타로 부진, 합계 4언더파 280타 4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선수들은 국내 상금왕 출신 김주미(21ㆍ하이마트)가 공동5위(3언더파)로 미국 진출 이후 처음 ‘톱10’에 입상한 것을 포함, 7위 김미현(28ㆍKTF), 공동8위 강수연(29ㆍ삼성전자) 등 6명이 10위 안에 든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시즌 10개 대회째 첫 승 신고를 못했으나 모처럼 상위권을 휩쓸어 그간 침체됐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편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생애 첫 우승컵을 안은 ‘루키’ 크리머는 2003년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지난해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한 뒤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미국의 대표 ‘영파워’. 위성미와 함께 데이비드 레드베터 아카데미 소속으로 이번 주 고교 졸업식을 앞둔 그는 18년 9개월의 나이로 우승, 지난 52년 18년 14일과 18년 3개월에 2승을 올렸던 말린 해기에 이어 투어 사상 두 번째로 나이 어린 우승자가 되는 영예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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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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