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넘은 세계의 기업] 두터운 연구인력 후발1 한계 극복

아일랜드의 자일(Xsil Limited)은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업체들이 사용하는 레이저 미세가공 기계설비를 개발, 고속성장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창업한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반도체 장비의 하나인 프로토타입 기계설비를 개발했으며, 현재 20여개의 기술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ㆍ인텔을 비롯한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이 핵심 고객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500만달러. 설립 원년의 매출액 900만달러에 비해 9배나 급증했다. 자일의 이 같은 성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터운 연구인력. 피터 콘론(Peter Conlon) 사장은 “창업하던 해인 2000년은 반도체 장비업체의 난립으로 줄도산이 잇다르던 시기”라며 “열악한 시장 상황에서 후발업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선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방정식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일은 전체 직원 120명 중 55%에 해당하는 66명의 연구인력이며, 이 중 32명은 전세계 14개국에서 모여든 박사들이다. 이들이 만들어 낸 대표적인 작품은 `레이저미세가공기계설비`. 독창적인 기술로 기존의 반도체 생산설비보다 기능은 우수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현재 전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물론 포토닉스 및 마이크로전자기계시스템(MEMS)업체들까지 사용하고 있다. 자일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최고경영자. 벤처기업 투자경험이 많은 콘론 사장은 자일 설립이전 아일랜드 투자개발청(IDA)투자자문관 출신으로 신생기업 설립은 물론 투자에도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콘론 사장은 “그동안의 투자노하우가 창업초기 효율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게 했다”며 “(투자가의 안목에서)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제품 개발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자일은 현재 영국ㆍ미국 일본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올해 안에 한국과 타이완에 지사를 추가 설치해 유럽ㆍ북미ㆍ아시아를 무대로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관련기사



한동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