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정세균 사퇴… 野 지도부 구성 갈등

주류 "현 체제 유지"-비주류 "총사퇴후 비대위 구성을" 팽팽<br>당권주자들 본격 레이스 돌입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오대근기자

차기 당권의 향배를 가를 전당대회를 불과 한달 가량 앞두고 2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체제가 닻을 내렸다.

7ㆍ28 재보궐 선거 전까지만 해도 차기 당권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던 정 대표가 이날 공식 사퇴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공백상태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당권 주자들은 본격적인 레이스를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특히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 등 '빅3'간 경쟁도 점차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이날 정 대표의 사퇴형식을 놓고 주류ㆍ비주류간 옥신각신했다.

주류측은 전대가 코앞에 닥친 만큼 정 대표를 제외한 현 지도부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주류측은 전대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현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맞섰다. 본격적인 당권경쟁에 앞서 '기득권'에 대한 주류와 비주측의 팽팽한 신경전이다.


정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도움으로 승리했지만 7‧28 재보궐선거에서 아쉬운 결과를 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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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주류인 쇄신연대측은 정 대표의 사퇴에 진정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쇄신연대 상임고문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열린 상임고문-상임집행위원연석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어 전대준비위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구성하고 물러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지도부에 복귀할 포석까지 깔고 사퇴해서 어떻게 국민을 감동시키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 대표가 물러나면 주류 성향의 김민석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김 최고위원이 전대준비위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전당대회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만만찮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고위원이나 전대준비위 부위원장 중 하나에서 물러나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정 대표 사퇴 이후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지 결정하지 못해 재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연대는 여전히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공세를 지속 중이다. 이들은 정 대표가 사퇴했고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송영길, 안희정 최고위원이 물러난데다 장상, 윤덕홍 최고위원 등은 재보선에서 패배하면서 실질적 활동이 어려워 남은 인원으로는 정족수도 못 채운다고 보고 있다.

전대 준비위마저 김부겸 부위원장이 사직할 의사를 밝혀 파행이 불가피하다. 김 부위원장은 물러나면서 "의견 수렴에 문제가 있고 주어진 역할이 제 생각과는 같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당 내부 마찰을 암시했다. 전당대회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당장의 마찰이 쉽게 끝날 듯 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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