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부님 족구실력이 스님보다 낫네

월정사주지盃 시범경기…'종교벽 넘는 만남' 화제

월정사 스님과 천주교 춘천교구 소속 신부님들이 족구실력을 겨뤘다. 오대산 월정사가 주최하는 제2회 오대산 월정사주지배 평창군 족구대회에서 월정사 스님들과 천주교 춘천교구 소속 신부님들이 맞붙었다. 지난 6일부터 이틀간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둔치에서 열린 이번 족구대회에서 스님과 신부님의 경기는 시범경기로 열렸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네 명이 한팀을 이뤄 3세트 경기로 자웅을 겨룬 이 시범경기는 종교의 벽을 넘어 친분을 나누는 만남의 장으로 대회 전부터 대단한 화제가 돼왔다. 이날 대회에 스님들은 승복을 입고 신부님들은 신부임을 알 수 있는 사제복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와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이며 응원 나온 신도와 주민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한번도 연습하지 않았다는 신부님들이 1세트를 이겨 잠깐 방심하는 사이 딱 한번 연습했다는 스님들이 2세트를 이겼고 마지막 3세트는 듀스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16대14로 신부님들이 승리했다. 월정사 정념 주지스님은 승복에다 4계절 즐겨 신는 털 고무신에 밀짚모자를 쓰고 출전해 눈길을 끌었지만 지난해 같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승자와 패자는 있었지만 경기 결과는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경기 중에도 서로 재미있는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서로 뜨거운 악수를 나누고 시원한 얼음물을 건네주며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가 끝난 후 스님과 신부님들이 같은 팀이 돼 평창 지역 유지들과 친선 게임을 갖기도 했다. 선수로 출전한 천주교 춘천교구 교육국장인 오세민 신부는 “갑자기 시합이 준비돼 연습을 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유쾌하고 즐거웠다. 스님들이 자비를 베풀어 사정을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월정사 재무국장인 법상 스님도 “신부님들의 실력이 만만찮았다. 너무 더웠지만 지고 이긴 것을 떠나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으며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시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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