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 한국 경제의 미래, 제조업 경쟁력에 있다

고용·교육·금융·공공부문 등 4대 구조개혁 추진중이지만

이익집단 많아 실현가능성 낮아… 신기술 개발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 3개년 계획서 산업정책 보완… 제조업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국 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다. 오는 2017년이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등 경제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조선·철강 등 주력 산업은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청년실업에 조기퇴직으로 중년실업까지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의 희망은 보이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경제를 살리는 대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증세와 복지 논쟁으로 구조개혁 정책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금과 같이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할 경우 우리 경제는 남미와 같이 반복적으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과 달리 고성장 시기에 연금 체제를 구축해놓지 않아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가계부채나 국가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제팀은 우리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변화된 경제 여건에 맞게 기존의 제도와 관행을 바꿔야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용·교육·금융, 그리고 공공 부문의 구조개혁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다. 실제로 경제정책 결정자는 정책을 디자인할 수는 있지만 그 정책이 실행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금리나 환율정책과 같이 관련 이익집단이 적은 경우 정책의 실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노동 시장이나 교육 부문의 구조조정, 공공 부문 개혁은 관련 이익집단이 많고 이들의 반발이 심해 합의 없이 제도나 관행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구조개혁 정책은 정치의 분야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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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이 쉽지 않다면 우리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이는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이익집단의 반발이 작아 실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유로존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도 구조조정을 시도하다가 결국은 양적완화정책을 선택하거나 산업을 재흥시키는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임기 동안 실행 가능성이 높은 정책, 즉 산업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자면 먼저 미래 성장동력을 선정해 과학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산업정책이 재조명돼야 한다.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을 창조경제에 두고 벤처와 서비스업, 그리고 문화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문의 경쟁력 제고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우리 제조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일본·독일 등의 선진국도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는다. 신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성을 높일 때 제조업 수출 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한국 경제는 일자리가 창출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제조업 경쟁력을 높일 경우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복지지출 문제와 증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복지지출 확대로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증세할 경우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면서 세수는 더욱 감소할 수 있다.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법은 일자리를 만들어 복지수요를 줄이는 것이며 이는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정부는 제조업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혁신 3개년계획에서 산업정책을 보완해야 한다. 연차적으로 과학기술 인력 양성과 첨단기술 개발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우리 기업의 미래 전망을 밝게 만들어 투자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산업 경쟁력 제고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한국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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