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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올챙이송

채수종 산업부 차장 sjchae@sed.co.kr

[동십자각] 올챙이송 채수종 산업부 차장 sjchae@sed.co.kr 채수종 산업부 차장 “뒷다리가 쑤~욱, 앞다리가 쑤~욱, 팔딱팔딱 개구리됐네.” 엽기송 가운데 하나인 올챙이송이 대유행이다. 언제인가부터 엽기송으로 불리는 노래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올챙이송은 당근송ㆍ숫자송ㆍ아이스크림송 등 일반적인 엽기송이 얻지 못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네 놀이터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심지어는 휴대폰 컬러링과 TV에서도 나온다. 동요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 국민가요 수준이다. 올챙이송의 인기비결은 경쾌한 곡과 재미있는 노랫말에 있다. 아이들이 합창으로 ‘다리가 쑤~욱’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마치 눈앞에서 올챙이 다리가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러니 아무리 불러도 질리지 않는다. 그러나 올챙이송의 인기비결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이 노래는 밑바탕에 ‘변화에 대한 욕구’를 담고 있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것은 단순한 발전이나 향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완전한 탈바꿈이다. 땅바닥을 기어다니던 애벌레가 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나비로 바뀌는 변화와 같다. 정지하고 있던 지구를 움직인 코페르니쿠스의 발상이다.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듣고 부르며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모습을 그리며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싶은 욕구를 발산한다. 최소한 어른들은 그렇다. 경제가 가라앉을수록 올챙이송이 뜨는 것이 무관하지 않다. 지금 우리 경제는 내수가 얼어 붙으면서 경마ㆍ경륜ㆍ복권ㆍ카지노 등 도박산업까지 불황을 겪고 있다.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외다리로 달리기를 하는 형국이어서 작은 장애물에도 넘어질까 마음을 졸인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실업자(이태백)가 넘쳐나고 직장생활의 조로현상이 겹치면서 삼팔선(38세 정년)ㆍ사오정(45세 정년)ㆍ오륙도(56세까지 직장생활하면 도둑)라는 말이 유행이다. 신용불량자가 370만명을 넘어섰으며 거의 매일 돈 문제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런 우리 경제를 ‘무기력ㆍ우울증 환자’로 진단했다. 올챙이야 시간이 지나면 개구리로 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 처한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혁명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기업을, 대기업은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을,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을 잘 받들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약자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태백ㆍ삼팔선ㆍ사오정ㆍ오륙도들의 몸에서 앞ㆍ뒷다리가 쑤~욱 쑤~욱 나온다. 그래야 우리 경제가 올챙이에서 벗어나 개구리가 될 수 있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입력시간 : 2004-07-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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