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커 방한 잇단 취소… 유통가 노심초사

■ 메르스 사태 악화일로

中·홍콩 현지 여론 악화… 6~7월 한국 여행 꺼려

테마파크 등 관광업계도 "곧 방학·휴가철인데…"

한산한 명동,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 확산으로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2일 서울 명동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은석기자

유통 및 관광 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가 '제2의 세월호 사태'로 둔갑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동요하고 내국인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한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4일부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한국으로 출발하는 유커 300명의 패키지 예약이 취소되는 등 6~7월 한국 방한 예약이 연거푸 취소되고 있다. 하나투어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거쳐간 홍콩과 중국을 중심으로 현지 여론이 나빠져 예약취소가 이어질 듯하다"고 걱정했다.


휴가철과 방학을 앞두고 테마파크 등의 국내여행이 줄어들 우려도 나온다. '제3차 감염자' 확산에 대한 걱정으로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이날 한 초등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이런 우려는 더 커졌다. 경기도 소재 한 테마파크 관계자는 "입장객이 줄어드는 등 아직 별다른 동향은 없다"면서도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소비자의 불안감을 씻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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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도 전후의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눈에 많이 띄는 등 메르스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명동에서 만난 유커 청모(62)씨는 마스크와 장갑까지 낀 채 "좁은 공간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게 걱정된다"며 "오후 자유여행 시간 때는 명동이 붐빈다고 해 호텔에 있을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면세점 업계 역시 유커 입국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입국자가 줄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각종 문화 행사를 주관하는 마케팅 부서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를 떠올리며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다음주 러닝대회 개최를 목전에 둔 한 스포츠브랜드 관계자는 "명확한 입장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이번주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지면 행사 취소 여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대대적인 스포츠행사가 만약 취소될 경우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 업계에서는 개인위생 청결 관련 제품이 증가했다. 인터넷 쇼핑몰 아이스타일24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위생·청결 관련 제품의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전주에 비해 구강 용품은 300%, 물티슈 175%, 손세정제가 9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 등에서는 손세정제가 품절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약국에서도 손세정제와 마스크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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